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19.01.23 11:43

두통학회, 부모 500명 대상 설문, 진통제 복용법 몰라 오남용 우려도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우리나라 소아청소년 3명 중 1명이 두통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사실은 대한두통학회가 23일 ‘제4회 두통의 날’을 맞아 소아청소년기 자녀를 둔 부모 5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드러났다.

이번에 발표된 ‘소아청소년기 두통 현황 및 관리실태’에 따르면 ‘월 1~7일’ 두통을 경험한다는 청소년은 37.8%에 달했다. 또 만성두통을 의심할 수 있는 ‘월 8일 이상’ 두통을 겪는 소아청소년도 3.6%나 됐다.

특히 두통이 있는 소아청소년 2명 중 1명(58.4%, 292명)은 메슥거림, 식욕부진, 눈부심 등 편두통이 의심되는 증상을 경험하고 있었다. 하지만 정작 편두통으로 진단받은 소아청소년은 4.2%(21명)에 불과했다.

학회는 이에 대해 “소아 편두통은 증상이 다양하고, 환아가 증상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해 정확한 진단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편두통은 오심, 구토 등 소화기 이상을 동반하거나 빛과 소리에 심해지는 특성이 있어 주의 깊은 관찰이 필요하다.

소아청소년은 두통으로 인해 일상생활에도 지장을 받았다. 71.8%(359명)가 지난 3개월 간 두통으로 1일 이상 결석 또는 지각∙조퇴를 하는 등 외부 활동에 참여하지 못했다. 두통으로 인한 결석일은 지난 3개월 간 평균 1.13일, 조퇴는 1.15일, 외부활동에 참여하지 못한 경우 또한 2.21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부모들은 자녀의 두통에 적극 대처하고 있었지만 진통제 복용에 대한 인식은 낮았다.

자녀가 두통을 호소할 때(중복응답) ‘병∙의원 방문(47.4%, 237명)’ 또는 ‘진통제 복용(40.6%, 203명)’을 권한다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1.4%에 그쳤다. 병의원 방문 시기도 '두통을 호소하고 나서 1개월 이내'가 78.7%로 나타나 자녀의 두통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자녀가 진통제를 복용하는 시기에 대해선 ‘두통이 시작되는 초반에 바로 복용해야 한다(35.4%)’보다 ‘참다가 두통이 심해졌을 때 복용해야 한다(44.0%)’는 답이 더 높게 나왔다. 응답자 중 3.8%는 ‘진통제가 효과가 있을 경우 매일 복용해도 된다’고 인식해 오남용의 우려도 제기됐다.

두통이 발생했을 때 적절한 대처를 하지 않고 통증을 참으면 오히려 스트레스로 이어지고, 이는 결국 두통을 더욱 심화시키는 요인이 된다. 또 진통제는 두통이 발생했을 때 가급적 빨리 복용하는 것이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 진통제는 주 2회 이내로 복용해야 한다.

김병건 학회장은 “두통이 주 2회 이상 발생하면 시중에서 판매하는 진통제를 복용하기보다 두통 전문의를 방문해 정확한 진단을 받고, 증상에 맞는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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