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칠호 기자
  • 입력 2019.01.23 14:17

경찰 "온정에 치우쳐 같은 부서 임시직과 청년인턴에게 시험 문제 등 알려줘"

국립암센터 직원채용 시험문제 유출 스마트폰 화면 (사진=경기북부지방경찰청 제공)
국립암센터 직원채용 시험문제 유출 스마트폰 화면 (사진=경기북부지방경찰청 제공)

[뉴스웍스=김칠호 기자] 지난해 3월14일 국립암센터 보건분야 정규직 최종합격자 3명 중 2명이 임시직으로 근무하면서 넘겨받은 필기시험문제와 면접 질문 내용 덕분에 부정 합격된 것으로 밝혀졌다. 

경기북부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2018년 국립암센터 영상의학과 보건직 채용 필기시험 문제를 응시자에게 사전 유출하는 등 부정 합격을 도운 영상의학과 간부 A씨(44)와 직원 B씨(39) 등 2명을 구속하고 5명을 불구속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암센터 영상의학과 보건직 채용 필기시험 출제위원으로 참여했던 A씨는 지난해 1월 자신이 출제한 문제 30문항과 정답을 같은 부서에서 근무하던 임시직 D씨와 청년인턴 E씨에게 오타 수정을 핑계로 사전 유출하여 D씨의 합격을 도왔다.

A씨는 또 지난해 3월 영상의학과 임시직 채용과정에서 정규직시험에 떨어진 청년인턴 E씨를 임시직으로 채용하기 위해 면접질문 내용을 미리 알려주고, 면접위원 G씨에게 부정청탁하여 최고점으로 합격되게 했다.
 
영상의학과 직원 B씨는 지난해 1월 필기시험 문제가 저장된 교육담당자의 컴퓨터에서 CT영상과 인터벤션 등 2과목 60문항의 필기시험 문제를 빼돌려 같은 부서 임시직으로 근무하던 응시자 1명에게 보여주는 방법으로 합격을 도왔다.

이와 함께 경찰은 초음파 분야 시험문제 7문항을 대리 출제하고 자신이 출제한 문제를 포함한 30문항을 같은 부서 임시직원에게 보여준 영상의학과 직원 C씨(35)를 불구속 입건했다.
 
또 구속된 A씨로부터 부정한 청탁을 받고 임시직에 응시한 E씨에게 면접에서 최고점을 부여하여 합격을 도운 영상의학과 간부 G씨(48)도 불구속 입건했다.

지난해 2월 23일 실시된 암센터 정규직 채용시험에는 3명 채용에 178명이 지원해 60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3월27일 임시직 1명을 채용하는 시험에는 26명이 지원했다.
 
경찰은 이번 수사에서 사건 관련자들은 온정에 치우쳐 같은 부서 임시직과 청년인턴에게 필기시험 문제 등을 유출하는 등 암센터 인사관리시스템의 문제점을 확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암센터는 국민적 불신과 갈등을 초래하는 대표적 불공정 행위를 저질러 공정경쟁 질서를 심각하게 훼손했다”면서 “다른 부서 채용에도 부정이 있었는지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