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19.01.24 09:50

트럼프 "베네수엘라 국회의장 후안 과이도를 베네수엘라의 임시 대통령으로 인정"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사진=YTN 뉴스 캡처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미국과의 관계 단절을 선언하고 미국 외교관들에게 72시간 안에 베네수엘라를 떠날 것을 요구했다. 미국을 포함한 수십 개 국가가 후안 과이도 베네수엘라 국회의장을 임시 대통령으로 인정한 데 따른 반발이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마두로 대통령은 이날 수도 카라카스의 대통령궁 밖에 모인 수천명의 지지자들을 향해 “헌법에 따른 대통령으로서 제국주의 미국 정부와 정치·외교 관계를 끊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제국주의 미국 정부는 ‘쿠데타’를 유도하고 있다“면서 “모든 미국 외교관이 떠날 수 있도록 72시간을 주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미국인들을 신뢰하지 말라”면서 “그들은 우정이나 충성심이 없고, 그들은 베네수엘라의 석유·가스, 금을 가져가는 데만 관심이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마두로 대통령은 “우리 국민은 기꺼이 이 땅을 지킬 의향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마두로 대통령의 단교 선언은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이 이날 임시 대통령을 선언한 직후 미국이 과이도 의장을 임시 대통령으로 공식 인정한 데 따른 것이다. 현재 미국을 포함해 브라질과 콜롬비아 등 중남미 국가 상당수와 캐나다 등 20개국 이상과 유럽연합(EU)이 과이도를 임시 대통령으로 인정했다. 이날 과이도 국회의장은 대규모 반정부 집회를 주도하면서 자신이 과도정부의 임시 대통령이라고 선언하고 재선거를 요구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나는 공식적으로 베네수엘라 국회의장 후안 과이도를 베네수엘라의 임시 대통령으로 인정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베네수엘라 민주주의 회복을 위해 미국 경제와 외교력의 힘을 십분 활용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에 대한 군사 행동을 고려하는가’라는 질문에는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있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정부가 베네수엘라 군이 마두로 정권에 반기를 들도록 경제적 압박을 더욱 강하게 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이미 미국은 일부 베네수엘라 정부 인사들에게 자산 동결 등 제재를 가하고 있다. 마두로 정권에 가장 타격을 줄 제재로는 베네수엘라산 원유의 전면 수입 금지가 꼽힌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사진=니콜라스 마두로 SNS)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사진=니콜라스 마두로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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