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최승욱 기자
  • 입력 2019.01.25 09:00

겨울만 되면 누유 발생…오일 씰 재질 바꾸고 이중 오일 씰 적용한 개선품 보급 예정
지난 4년간 운용단계 '다빈도 고장' 51개 품목 개선해 총 313억원 예산 절감

국방기술품질원 정문. (사진제공=기품원) 

[뉴스웍스=최승욱 기자] K200A1 장갑차는 겨울철만 되면 기온 하강으로 인해 내부 바닥에 오일이 고였다. 이처럼 장갑차에서 오일이 새는 것은 국내 부속품뿐만 아니라 국외도입 부속품에서도 동일하게 발생했다. 최근 4년간 260여건의 누유가 발생했을 정도로 심각했다.

군이 무기체계를 운용하면서 특정 장비나 부품에서 동일한 고장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전형적인 ‘다빈도 고장’이었다. 개발과정에서 성능요구조건을 충족시켜 납품되었지만 운용과정에서 불편사항이 발생한 것이다. 설계결함 등 애초에 잘못된 군수품의 하자와는 명백하게 구별된다. 각 군 군수사와 정비창, 업체는 자체적으로 개선활동에 나섰지만 근본적인 원인을 찾지 못해 땜질식 처방밖에 할 수 없었다. 제대로 개선하려면 새로 무기를 개발하는 과정만큼이나 많은 시간과 예산이 소요되었다.

K200A1 장갑차 유압모터 누유원인. (그림제공=기품원)
K200A1 장갑차 유압모터 누유원인. (그림제공=기품원)

 

국방기술품질원(원장 이창희)은 약 10개월 동안 K200A1 장갑차 유압펌프 누유 원인을 분석했다. 비포장이나 야지에서 운용되면서 발생하는 진동 때문에 유압모터 내부의 회전축이 흔들리고, 회전축을 둘러싸고 있는 고무재질의 오일 씰(oil seal)이 저온에서는 딱딱해져 회전축의 흔들림을 따라가지 못하면서 미세한 틈이 발생, 누유가 초래됐다는 점을 밝혀냈다.

기품원은 영하 32도~15도에서도 누유가 발생하지 않도록 진동, 충격, 온도를 고려한 다양한 조건의 시뮬레이션을 거쳐 오일 씰 재질 개선과 이중 오일 씰을 적용하는 개선안을 마련했다. 현재 내구성시험을 마치고 야전운용 적합성 시험을 진행 중이다. 시험이 완료되면 형상통제심의를 거쳐 오는 3월경 군에 개선품을 보급할 예정이다. 

연도별 개선품목및 예산절감 현황. (표 제공=기품원)
연도별 개선품목 및 예산절감 현황. (표 제공=기품원)

기품원은 국방부 군수품수명주기관리과, 각 군 군수사와의 적극적인 소통과 협업으로 다빈도 고장 장비, 부품 등의 품질을 개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무기체계의 가동률을 높여 전력의 극대화를 뒷받침하고 운영유지 예산을 절감, 효율적인 국방운영에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2015년부터 진행한 '다빈도 고장 원인분석 및 개선 활동'을 통해 지난 4년간 51개 품목을 개선, 약 313억5000만원의 운영유지 예산을 절감했다.  

기품원 관계자는 "다빈도 품목 장비와 부품에 대한 고장원인 분석 활동은 단기적으로 고장발생 횟수를 줄여 장비의 수명을 연장하고, 장기적으로는 성능개량과 차후 무기체계 개발에 반영하는 등 우수한 무기체계를 획득하는데 중요한 과정"이라며 "국방기술품질원이 수행하는 품질보증활동의 핵심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기품원은 이러한 개선 경험을 바탕으로 ‘2019년 다빈도 고장원인 분석연구 대상’ 선정을 위해 국방부 주도 아래 각 군 군수사와 긴밀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서재현 품질경영본부장은 “장비를 실제 사용하는 소요군의 입장에서 장비운용 문제점과 불편함을 적극 개선, 우리 군의 전력유지뿐만 아니라 개선점을 피드백시켜 우수한 무기체계를 획득하는데 기여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