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19.01.29 13:54

연세암센터 조병철 교수팀, 비소세포폐암 EGFR 돌연변이 환자에 혜택

왼쪽부터 조병철, 홍민희, 천유진 교수
조병철(왼쪽부터), 홍민희, 천유진 교수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항암제가 잘 듣지 않는 폐암환자에게 내성을 극복할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연세암병원 폐암센터 조병철‧홍민희‧천유진 교수팀(종양내과)은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 돌연변이 폐암환자'를 죽음으로 몰고 가는 항암제 내성을 극복할 수 있는 단서를 찾았다고 29일 밝혔다.

비소세포폐암 중에서 EGFR 돌연변이 환자의 비중은 서양인에서 10~15%, 동양인은 35~50%에 이른다. EGFR 돌연변이 폐암은 초기에는 1, 2세대 EGFR 돌연변이 억제제(이레사, 타세바 또는 지오트립)를 사용해 효과를 본다. 하지만 1~2년 이내에 항암제 내성이 생기면서 치료에 어려움을 겪는다.

내성은 EGFR의 20번 엑손(exon)에 발생하는 T790M이라는 돌연변이 때문이다. EGFR T790M 돌연변이 억제를 위한 많은 연구가 이뤄졌으나, 현재까지 성공해 시판된 약은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 뿐이다.

조 교수팀은 제3세대 EGFR 돌연변이 억제제인 ‘레이저티닙’을 ‘단백질효소’ ‘세포주’ ‘환자유래세포주’ ‘종양 및 환자유래 이종이식마우스 모델’ 등 다양한 전임상 플랫폼을 통해 효과와 이상반응을 연구했다.

그 결과, 세포주 모델에서 레이저티닙은 T790M 돌연변이 세포주의 성장을 선택적으로 매우 강력하게 억제했다. 마우스를 대상으로 한 실험동물 연구에서는 동등한 생물학적 농도에서 레이저티닙이 타그리소보다 훨씬 더 강력하게 암세포 사멸을 유도했다.

특히 이러한 효과가 뇌혈관 장벽을 지나 뇌전이 마우스 모델에 있어서도 타그리소보다 우월한 효과를 보였다.

교수팀은 마우스 모델의 모낭 억제효과도 연구했다. 그랬더니 타그리소보다 모낭의 EGFR 억제를 적게 해 기존 EGFR 돌연변이 억제제의 문제점인 피부 부작용이 더 적게 나타난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지난해 제19회 세계폐암학회에서 발표된 레이저티닙 임상1상 연구에서는 레이저티닙 240㎎에서 객관적 반응률이 86%로, 경쟁 약인 타그리소(70%)보다 높은 수치를 보였다.

조 교수는 “EGFR 돌연변이 억제제에 대한 내성환자에겐 치료제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며 “특히 이 연구는 뇌전이 환자에게 큰 희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앞으로 남은 3상 임상을 성공적으로 완료한 뒤, 미국종양학회 및 미국암네트워크, 유럽임상종양학회 가이드라인에 레이저티닙이 1차 치료제로 등재되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

연구 결과는 최근 저명한 암연구 국제학술지 ‘Clinical Cancer Research’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이기윤 GK 에셋회장의 기부를 통한 ‘유한-연세 폐암중개의학연구센터’의 지원을 받아 유한양행 연구소와 해운대백병원 종양내과 이성숙 교수의 공동 연구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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