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19.01.30 11:16

"어린이이거나 다른 약 복용한다면 전문의와 상담해야"
서울성모병원 김경수 교수팀, 홍삼 관련 이상사례 분석

왼쪽부터 김경수, 송상욱, 김하나 교수
왼쪽부터 김경수, 송상욱, 김하나 교수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홍삼이 좋기는 하지만 많이 먹으면 부작용이 있다는데, 정말 그럴까? 국내 의료진이 이런 궁금증에 답을 내놨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김경수, 성빈센트병원 송상욱·김하나 교수팀(이상 가정의학과)은 만 19세 이상 성인 992명을 대상으로 홍삼복용에 대한 이상반응을 조사한 결과, 정제 형태의 홍삼을 2g씩, 매일, 24주간(6개월) 복용해도 안전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30일 밝혔다. 이 연구는 홍삼의 장기복용 안전성을 다룬 국내 다기관 대학병원의 최초 연구로 국제학술지에 실릴 정도로 의미가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연구는 홍삼을 장기 복용하면 부작용이 있다는 해외 학계에서의 안전성 문제가 계속 제기됨에 따라 이를 검증하기 위해 마련됐다.

연구팀은 홍삼 정제 2g(홍삼농축액 형태로 3g) 복용군 490명, 위약 복용군 502명으로 나눠 24주간 시험약을 복용토록 하고, 모든 이상반응을 수집했다. 임상시험은 서울성모병원 등 13개 국내 대학병원이 참가해 대상자의 눈가림, 무작위배정 방식으로 진행했다.

그 결과, 이상반응 발생비율은 홍삼 복용군은 39.2%(192명), 위약 복용군은 42.0%(211명)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판명됐다. 또 혈압, 체온, 간기능 수치도 홍삼 복용군, 위약 복용군 두 군간에 차이가 없었다.

홍삼 복용군에서 발생한 이상반응은 비인두염, 상기도감염, 두통, 설사, 소양증 순이었고, 위약 복용군에서는 비인두염, 상기도감염, 두통, 설사, 어지러움증, 소양증 순이었다. 이로써 이들의 이상 사례가 홍삼의 장기복용과 무관하다는 사실이 입증된 것이다.

특히 김경수 교수는 “혈압상승, 불안, 불면, 피부발진, 설사 등 인삼 오남용증후군(Ginseng abuse syndrome)이라는 이름으로 논란이 돼 온 인삼 관련 증상도 장기 복용과는 상관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 동안 장기 복용의 안전성이 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일부 미국과 유럽학계는 홍삼의 부작용 문제를 꾸준히 제기해 왔다. 하지만 부작용 문제가 제품의 품질관리 때문인지, 오남용 문제인지 원인이 불명확한데다 명확한 복용량 규정도 없어 이 둘 간의 상관관계를 검증하는 것이 학계의 숙제였다.

홍삼은 수삼을 증기 또는 기타 방법으로 쪄서 말린 것으로, 이를 분말화하거나 물 또는 주정으로 추출·가공해 먹는다. 홍삼은 주로 피로회복과 면역력 증진, 혈소판 응집 억제를 통한 혈액 흐름 개선, 기억력 개선에 대한 기능성을 인정받아 팔리고 있다.

김경수 교수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는 3개월 이상 복용하지 않을 것을 권고하지만 이번 연구결과 6개월까지 복용해도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다만 어린이나 다른 약을 복용 중일 때는 전문의와 상담할 것을 권고한다”고 당부했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고려인삼학회지(Journal of Ginseng Research)‘1월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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