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영길 기자
  • 입력 2019.01.30 14:31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

[뉴스웍스=김영길 기자]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장녀이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누나인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이 30일 별세했다. 향년 90세.

빈소는 삼성서울병원에 마련됐으며, 영결식 및 발인은 2월 1일 오전 7시 30분에 열린다.

고(故) 이인희 고문은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와 박두을 여사 사이의 장녀로 4남 6녀 중 삼성가의 맏이로서 가족 간의 화합을 위해 많은 역할을 했고, 이병철 회장으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국내 대표적인 여성 경영인이자 문화예술 분야에서 큰 족적을 남겼다.

이 고문은 1979년 호텔신라 상임이사로 취임해 경영 일선에 뛰어들어 서울신라호텔 전관 개보수 작업 및 제주신라호텔 건립 등을 이끌었다. 이후 1983년 전주제지 고문으로 취임해 명실상부 국내 최대 제지회사로 도약할 수 있는 기틀을 다졌다.

1991년 삼성그룹에서 독립, 기존 전주제지였던 사명을 한솔제지로 바꾸고 본격적인 독자경영에 나서 오늘날의 한솔그룹을 일궈냈다.

이 고문은 국내 대기업 집단 중 최초로 순우리말을 사용해 사명을 지을 정도로 우리나라의 문화에 대한 자부심이 높았다.

이 고문은 회사 안팎에서 여성 경영인으로서 섬세한 면모를 갖추었으면서도 경영활동에 임해서는 누구보다 담대하고 강력한 리더십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삼성에서 분리 당시 제지사업 중심이었던 한솔을 오늘날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는 그룹으로 성장시킨 것도 그의 강력한 리더십과 실천력이 밑받침됐다.

문화예술에 대한 공로도 컸다. 어린 시절부터 평소 이병철 회장이 도자기, 회화, 조각 등에 남다른 관심을 가지고 수집하는 것을 가까운 거리에서 오랫동안 지켜보며 문화예술에 대한 안목을 착실히 키웠다.

이를 바탕으로 1995년 우리나라 전통문화를 계승 및 발전시키고 문화 예술계에 대한 후원을 진행하고자 한솔문화재단을 설립해 개인 소장 예술품을 기증하는 등 국내 문화예술분야 발전에 헌신해왔다.

여성인재 육성에도 발 벗고 나섰다. 이 고문은 지난 2000년 우리나라 유일의 여성장학재단인 두을장학재단 설립해 이사장으로도 활동하면서 지난 18년간 약 500명의 학생에게 장학금을 전달, 우리나라를 이끄는 여성 인재를 육성하는 데 기여했다 .

자녀로는 조동혁 한솔케미칼 회장, 조동만 전 한솔그룹 부회장, 조동길 한솔그룹 회장, 조옥형씨, 조자형씨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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