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19.01.31 18:45

세브란스 장기이식센터, 거부반응 미리 차단한 뒤 간이식

세브란스 장기이식팀이 100번째 혈액형 부적합 간이식에 성공하고 환자와 기념사진을 찍었다.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세브란스병원 장기이식센터가 '혈액형 부적합 간이식' 100례를 달성했다. 2012년 1월 첫 시술 이후 지난해 12월28일 100번째 환자에 이르기까지 7년 여 만에 이뤄낸 성과다.

세브란스병원은 31일, 그동안 시행한 간이식 수술 1063례 중 약 10%에 해당되는 혈액형 부적합 간이식 사례를 분석해 이 같이 발표했다. 혈액형 부적합 간이식은 시술 첫 해에 9례 시행한 이후 꾸준히 증가해 지난 해에는 22건의 수술 건수를 기록했다.

혈액형이 일치하지 않는 공여자의 간을 이식하면 급성 거부반응으로 이식한 간이 제 기능을 할 수 없다. 때문에 혈장교환술과 면역억제제 투여로 항체를 제거해 거부반응을 억제하는 고난도 기술로 간이식을 진행한다.

세브란스병원은 이를 위해 이식외과, 진단검사의학과, 소화기내과, 간담췌외과, 마취통증의학과, 장기이식 코디네이터 등 관련 의료진이 협진해 간이식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다.

100번째 환자는 55세의 여성인 주정숙 씨다. 주씨는 간암 진단을 받은데다 간기능까지 떨어져 간이식을 권유받았다. 하지만 주씨는 혈액형이 O형이었고, 기증의사를 보인 자녀는 A형이었다. 다행히 주씨는 혈액형이 다르더라도 간이식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는 설명을 듣고, 입원 후 열흘만에 간이식 수술을 마칠 수 있었다.

주씨의 사례처럼 혈액형 부적합 간이식은 이식 가능한 수혜자와 공여자의 폭을 크게 넓혀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주동진 교수(이식외과)는 “이식을 원하는 환자에 비해 기증자는 부족한 형편”이라며 “이 같은 수술이 활성화됨으로써 안타깝게 생명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을 크게 줄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혈장교환술과 면역억제제 투여로도 혈액형 부적합 항체가 잘 반응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거부반응을 막기 어려운 환자에겐 비장 적출술을 병행해 간이식 수술을 시행한다. 항체생성을 하지 못하도록 비장을 제거해 거부반응을 줄이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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