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최승욱 기자
  • 입력 2019.02.04 20:59

대선일정 제시 요구에 마두로 대통령 거부하자 후속조치

베네수엘라 군인들 앞에서 연설 중인 마두로 대통령. (사진=BBC 방송 트위터 캡처)

[뉴스웍스=최승욱 기자] 주요 유럽국가들이 4일 (현지시간) 베네수엘라의 야권 지도자이자 대통령으로 자처한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을 베네수엘라의 임시대통령으로 공식 인정했다.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3일까지 대선 일정을 제시하라는 유럽국가들의 요구를 일축한 것에 대한 후속조치이다. 미국과 브라질등 대부분의 남미국가는 과이도를 지지하고 있으며 러시아와 중국,터키,시리아,이란,쿠바,볼리비아 등은 마두로를 지지하고 있다.

스페인, 프랑스, 스웨덴, 영국,덴마크 등은 이날 과이도 국회의장을 베네수엘라의 임시대통령으로 인정했다고 BBC방송과 AFP 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이날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스페인 정부는 베네수엘라 국회의장인 후안 과이도를 베네수엘라의 임시대통령으로 공식 인정한다"며 과이도 임시대통령에게 "조속히(as soon as possible) 베네수엘라의 대통령 선거 계획을 마련해달라"고 촉구했다. 그는 "베네수엘라는 자신 운명의 저자가 되어야한다. 국제공동체는 대선이 필요한 보장아래 치러질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할 의무가 있다"고 덧붙였다.

장 이브 르드리앙 프랑스 외무장관은 기자들에게 "과이도는 대통령 선거를 조직할 정통성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제레미 헌트 영국 외교부 장관은 이날 트위터에 "영국과 유럽 우방은 신뢰할만한 선거가 열릴 때까지 과이도를 헌법상의 임시대통령으로 인정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프랑스,스페인,독일,영국 등 유럽연합(EU) 국가들은 지난달 26일 베네수엘라가 8일 이내에 대선 재실시 계획을 발표하지 않으면 과이도 국회의장을 임시 대통령으로 인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마두로를 지지하는 국가와 과이도를 임시대통령으로 인정한 국가,새로운 선거를 요구중인 국가들. (그림=BBC 뉴스 캡처)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은 작년 5월 치러진 대선에서 68% 득표율로 재선에 성공했다. 그러나 야권은 유력후보들이 가택연금과 수감 등으로 선거에 나설 수 없는 상황에서 치러진 대선은 무효라며 마두로의 정통성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마두로 정권의 퇴진 요구를 주도해온 과이도는 지난달 23일 대규모 반정부 시위현장에서 자신을 '임시대통령'으로 선언한 뒤 반정부 운동을 이끌어 왔다. 미국을 비롯한 남미 국가들은 과이도 국회의장을 임시대통령으로 인정했지만 러시아와 이란 등은 마두로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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