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최승욱 기자
  • 입력 2019.02.05 14:21

과이도 "내전 가능성은 없다. 마두로가 지어낸 이야기"
미국 2000만 달러 원조 이어 캐나다도 5300만 달러 약속

국제적인 지지를 넓혀가고 과이도 베네수엘라 국회의장. (사진=BBC방송 갈무리)

[뉴스웍스=최승욱 기자] 미국와 남미, 서부유럽 국가로부터 베네수엘라의 임시대통령으로 인정받고 있는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은 4일(현지시간) TV로 방송된 연설에서 베네수엘라의 정치적 위기가 내전을 야기할 수 있다는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경고를 일축했다고 BBC방송이 보도했다.

과이도 의장은 이날 "베네수엘라에서 내전이 일어난 가능성은 없다. 그것은 마두로가 지어낸 이야기"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 마두로 정권이 12억 달러(약 1조3400억원)의 공공자금을 우루과이로 옮기려고 시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렇지만 그는 구체적인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그는 "이는 공공자금을 훔치는 일이다. 우루과이 정부는 자금 이송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촉구했다.

현재 유럽연합 가입국 중 최소 17개국이 과의도 의장을 베네수엘라의 임시대통령으로 인정한 상태라고 BBC방송은 보도했다. 이와 관련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자신의 트위터에서 "우리는 과이도를 임시대통령으로 인정한 오스트리아, 벨기에, 크로아티아, 체코, 덴마크, 에스토니아, 핀란드, 프랑스, 독일, 아이슬란드, 라트비아, 룩샘부르크, 마케도니아, 네덜란드, 폴란드, 포르투갈, 스페인, 스웨덴 ,영국 그리고 과이도를 지지하는 베네수엘라 국민들에게 갈채를 보낸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과이도 위장은 트위터로 EU 주요국이 자신을 임시대통령으로 인정한 것에 대해 "자유를 위한 베네수엘라의 싸움에 지지를 보내준 데 감사드린다"고 화답했다.

그렇지만 마두로 대통령의 강력한 우방인 중국과 러시아는 이같은 유럽 국가들의 행동을 베네수엘라에 대한 내정 간섭이며 빼앗은 권력을 합법화하는 것이라며 비난하고 있다. 마두로 대통령은 현재까지 군부의 실질적인 지원을 받고 있는 상태다. 결국 군의 입장변화가 없는 한 베네수엘라의 혼란은 계속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같은 점을 감안, 과이도 의장은 이날 연설에서 베네수엘라 군에 대해 "군은 국경에 (해외)원조가 도착할 때 중요한 선택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자신에 대한 지지를 촉구했다.

이와 관련, 베네수엘랴 야권이 임명한 카를로스 알프레도 베키오 미국 대리 대사는 오는 14일 미주기구(OAS) 본부가 있는 미국 워싱턴 D.C.에서 인도주의적 지원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긴급회의가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대해 마두로 대통령은 해외원조가 들어오는 것을 거절했고 이는 군사적 개입의 구실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베네수엘라 사태 해법을 논의하기위해 미주 국가들이 2017년 구성한 리마그룹 14개 회원국 중 11개국은 4일(현지시간) 캐나다 오타와에서 회의를 열고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통해 베네수엘라에서 민주적인 정권이양이 이뤄지도록 야권지도자인 과이도를 임시대통령으로 인정한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이날 회의에는 미주와 유럽 등 20여 개국에서 온 외교부 장관과 대사, 정부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리마그룹은 이날 채택한 공동성명에서 "베네수엘라 군은 과이도를 임시 대통령으로 지지해야 한다"면서 "군은 인도주의적 원조의 국내 반입과 이송을 막지 말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마두로 정권이 해외에서 진행하는 금융과 무역 거래를 막아달라고 국제사회에 촉구한다"며 "우리는 민주적으로 선출된 새 정부가 추진할 경제회복을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14개 회원국 중 아르헨티나, 브라질, 캐나다, 칠레, 콜롬비아, 코스타리카, 과테말라, 온두라스, 파나마, 파라과이, 페루 등 11개국은 공동서명에 서명했지만 멕시코, 가이아나, 세인트루시아 등 3개국은 빠졌다.

과이도 의장은 리마그룹 회의가 열리기 전 공개된 동영상 메시지에서 서방 국가들이 마두로 대통령을 축출하기 위한 압력을 계속 가해달라고 촉구했다. 

지난달 2000만 달러(약 223억원)의 베네수엘라 원조를 집행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던 미국에 이어 캐나다도 이날 베네수엘라에 인도주의적 원조를 제공하기로 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리마그룹 회의에서 "권력을 유지하려고 공권력과 두려움을 활용하는 독재정권 아래 사는 베네수엘라인을 위해 5300만 달러(약 593억원) 규모의 인도적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뤼도 총리는 "지원 자금은 베네수엘라와 베네수엘라 국민을 돕는 이웃 나라의 신뢰할만한 파트너들에게 전달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마두로 대통령은 이날 국영 VTV 연설에서 "다른 나라들이 제시한 (재선거 일정 제시) 최후통첩을 거부한다"고 재차 확인했다. 그는 미국과 캐나다가 비상 식품과 의약품 등을 보내려는 움직임에 대해서도 "우리는 거지국가가 아니다"며 거부했다. 특히 마두로는 같은 사회주의자인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를 향해 "나를 제거하기 위한 쿠데타가 실행된다면 그(산체스)의 손에 피가 묻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자신의 퇴진과 공정한 대선 재선거를 요구하는 국제사회의 압력이 커지자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긴급 지원 요청을 보내기도 했다. 그는 이탈리아 뉴스채널 스카이TG24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을 신실한 가톨릭 신자라고 소개하며, 교황에게 서한을 보내 자국의 정치적 혼란을 타개하는 데 중재 역할을 해 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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