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왕진화 기자
  • 입력 2019.02.07 11:26

응급의료전용헬기(닥터헬기)와 권역외상센터 도입, 국가응급진료정보망(NEDIS) 구축하는 데 주요한 역할

윤한덕 센터장. (사진=국립중앙의료원 홈페이지 캡처)
윤한덕 센터장. (사진=국립중앙의료원 홈페이지 캡처)

[뉴스웍스=왕진화 기자] 윤한덕(51)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이 지난 4일 오후 6시경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행정동 2층 중앙응급의료센터장실에서 심정지 상태로 안타깝게 생을 마감한 가운데, 그의 생전 모습이 주변 인물들에게 회자되며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윤한덕 센터장은 대한민국응급의료체계를 구축하는 데 주요한 역할을 한 인물로 꼽힌다.

생전 그는 전남대 의대를 다녔으며, 모교에 응급의학과가 생긴 1994년 ‘1호 전공의’로 자원해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됐다. 이후 2002년 국립중앙의료원 응급의료센터가 문을 열 당시 응급의료기획팀장으로 합류했다.

시간이 흐른 뒤 그는 지난 2012년 7월 응급의료센터장이 됐고, 특히 응급의료전용헬기(닥터헬기)와 권역외상센터 도입, 국가응급진료정보망(NEDIS) 구축하는 데에 주요한 역할을 했다.

국립중앙의료원과 지인들에 따르면 윤 센터장은 평소에도 주중엔 거의 귀가하지 않고 센터장실에 놓인 간이침대에서 잠을 해결하며 일에 몰두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전해진다. 발견되기 전날 밤에도 센터장실 불이 환하게 켜져 있어 경비원들은 '평소처럼 야근을 하나 보다'라고 생각하며 대수롭지 않게 지나쳤다고 한다.

윤한덕 센터장의 가족들 또한 그가 연락이 두절됐을 당시에도 경비원들처럼 크게 괘념치 않았지만 설 당일인 5일까지 연락이 닿지 않자, 그제야 이상함을 감지하고 병원을 찾게 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윤 센터장은 평상시에도 응급상황이 생기면 연락이 되지 않는 채 귀가하지 않는 경우가 잦았던 터라, 그가 평소 자신의 위치에서 얼마나 환자들을 위해 희생해왔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국종 교수(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윤 센터장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애통해하며 "응급의료계에 말도 안 될 정도로 기여해온 영웅이자 버팀목"이라며 "어깻죽지가 떨어져나간 것 같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교수는 자신의 저서 ‘골든아워’ 속 수많은 목차 중 ‘윤한덕’이라고 따로 다룰 정도로 그와의 친분을 드러낸 바 있다. 이 교수는 책에서 윤한덕 센터장에 대해 "출세에 무심한 채 응급의료만을 전담하며 정부의 도움이 없는 상태에서도 센터를 이끌어왔다"고 평했었다.

윤 센터장의 또 다른 지인인 유인술 충남대 응급의학과 교수는 "가족도 살피고 건강도 챙기라고 말했더니 일만 하다가 가버렸다"며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한편, 조문은 국립중앙의료원(02-2262-4822)에서 7일 오전 11시부터 가능하다. 영결식은 10일 오전 9시 국립중앙의료원장(葬)으로 치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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