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선로, 어린이집 등 도심 관통... '건강 위해성 논란' 양산
지중선로, 어린이집 등 도심 관통... '건강 위해성 논란' 양산
  • 원성훈 기자
  • 승인 2019.02.09 07:3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고압송전설비 지중화사업, 이대로 괜찮은가' 토론회 개최
전자파 노출범위 관리 등 '미비규정 정비' 시급
"사전예방의 원칙' 의거해 규제기준 설정해야" 목소리 커져
지난 1월 31일 국회에서 열린 '고압송전설비 지중화사업, 이대로 괜찮은가' 토론회에서 이 토론회의 공동주최자인 더불어민주당 설훈 의원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원성훈 기자)
지난 1월 31일 국회에서 열린 '고압송전설비 지중화사업, 이대로 괜찮은가' 토론회에서 이 토론회의 공동주최자인 더불어민주당 설훈 의원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원성훈 기자)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더불어민주당 설훈·이훈·송갑석 의원은 지난 1월 31일 국회에서 '고압송전설비 지중화사업, 이대로 괜찮은가' 토론회를 공동주최로 개최했다.

이 토론회는 부천 상동 일대에 한국전력공사가 특고압송전설비 지중화 사업을 강행하면서, 지역주민과의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어 그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토론회는 김윤신 건국대 석좌교수가 좌장을 맡아 지중화 사업의 실태와 문제점에 대한 내용으로 발제를 하고 국회입법조사처의 유재국 조사관은 현행법의 한계와 개정방향과 필요성에 대해 발제했다. 또 환경부와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전력공사, 국립환경과학원, 지중화 사업으로 대립을 하고 있는 부천 지역을 대표해 부천YMCA 사무총장이 현장의 문제점 등을 놓고 토론에 나섰다.

지역주민과 갈등을 초래하고 있는 부천 상동일대 지중화 사업이 진행되는 지역은 아파트가 밀집되어 있으며, 초등학교 등 교육시설을 관통하기 때문에 전자파의 인체 유해성에 대해 지역주민들과 한국전력공사간 이견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구간이다.

고압의 송전탑, 송전선로에서 나오는 전자파의 인체 위해성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음에도, 현재 송전선로 설치에 대한 규제 기준이나 전자파 노출범위 관리 등에 관한 평가규정은 미비해 이에 대한 보완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토론회에서 김기현 부천 YMCA 사무총장은 '어린이, 청소년의 생명, 건강, 안전이 우선이다'라는 제하의 토론문에서 "한전에서 8m라고 주장하던 지하전력구, 주민이 확인하니 4m였고, 이미 깔려있던 특고압 15만 4천볼트도 주민들은 몰랐는데 한전이 여기에 34만 5천 볼트를 추가하겠다고 했다"고 분개했다. 아울러 "부천시 상동, 인천시 삼산동 2.5㎞ 구간은 학생 1만여명의 통학로"라며 "이미 공사가 끝난 부천시 다른 구간은 지하 30m~50m"라고 지적했다. 한마디로 "특고압으로 인해 지역사회에 큰 혼란과 논란을 야기시켰다"는 것이다.

부천시 상동과 인천시 삼산동은 지난해 5월부터 주민 1000여명이 특고압 결사반대 학부모 비상대책위원회 구성하고 주민간담회를 비롯해 특고압 결사저지 촛불집회를 여는 등 총 26회에 걸쳐 촛불집회를 통해 항의해왔다. 특히 이들은 "특고압 전자파 위험은 부천지역 만이 아니라 전국 여러 곳에서 갈등을 야기하고 있으나 한전은 책임은 회피한 채 '법적 기준'만 운운하고 있다"며 "따라서 극단적인 사회적 갈등이 반복되고, 엄청난 사회적 비용이 소요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중선로의 경우 전자파 노출조사가 미비하고, 환경영향평가 대상서 제외돼 있고, 전자파 노출범위 관리 규정이 미비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더 심각한 문제는 고압 송전선로와 달리 지중선로는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 아파트 등 도심을 관통하고 있어 건강 위해성 논란이 대규모 갈등을 양산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아울러 이들은 "한전 측에서는 '국제기준인 833mG 이하는 안전하다'는 말만 반복해 한전과 주민들 사이에는 불신만 극대화됐다"며 "심지어 한전은 '국제비전리방사선보호위원회(ICNIRP) 에서 가이드라인을 833mG에서 2,000mG로 완화할 것을 권고했다'고 주장해 갈등을 유발하는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들이 주목하는 또 하나의 위해요소는 자신들이 '백혈병 발병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의심이다. 이들은 그 근거로 "2002년 캘리포니아 보건부(Department of Health)는 2002년 캘리포니아 주 EMF 프로그램에서 전력선, 배선및 기기의 전기장 및 자기장의 건강 영향을 검토하기 위해 EMF가 유년기의 백혈병 및 성인 백혈병 증가에 책임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제시했다. 또한, "오버헤드 송전선로 200미터 (656 피트)내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소아 백혈병에서 70%의 증가가 있었고 200미터(656 피트)와 600미터(1,969ft) 사이에 사는 사람들의 경우 23%의 증가 나왔다. 이 두 결과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미했다"는 Draper 등의 연구(2005년)도 거론했다.

이와관련, 세계보건기구(WHO) 와 주요 국가에서 이 문제를 놓고 1979년 이후 꾸준한 연구를 진행했으나 "현재로서는 과학적 증거력에 기반하는 위해성 근거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결과와 동시에 "건강 악영향을 부정할 수 있는 근거 역시 없다"는 모순된 견해가 모두 받아들여지고 있는 상태라는 점이다.

이런 가운데, 스위스 10mG(민감지역, 주거지), 네덜란드 4mG(주거지, 어린이 고려)와 같은 선진국 기준이나 미국 국립방사선방호학회에서 1995년 극저주파 자기장의 노출가이드라인으로 주거지 및 학교 인근의 경우 2mG로 설정되도록 권고한 것은 큰 시사점을 주고 있다. 따라서, 시민들과 시민단체들은 "특고압 전자파의 위해성 문제 역시 발제자의 제안처럼 인체유해성에 관한 과학적 확실성이 증명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사전예방의 원칙'에 의거해 규제기준을 설정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는 상태다.

이에 설훈 의원은 "전자파 노출에 따른 위험의 파급효과와 비가역적인 피해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지역주민이나 지방자치단체장의 의견이 실질적으로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며 "조속히 부처간 협의를 통해 지중화사업에 대한 공동 로드맵을 세우고 국민들을 유해환경으로부터 보호하고 적극적으로 안전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어 "미비한 제도의 올바른 확립을 위한 연구과제 및 법률 개정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하고 고압송전설비 지중화 사업의 올바른 추진방향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역설했다.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newsworks.co.kr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 많은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