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19.02.07 19:22

이해진 "국내기업과 해외기업에 적용되는 법안이라도 동등해야"
서정선 "의료환경 개선위해 북한에 바이오산업 트레이닝 센터 만들자"

문재인 대통령이 벤처기업인 및 유니콘 기업인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청와대 홈페이지) 

[뉴스웍스=원성훈·박준영 기자] 유니콘 기업이란 기업가치가 10억 달러(약 1조 원) 이상인 비상장기업을 상상의 동물 유니콘에 비유한 말이다. 지난 1월 현재 한국에는 쿠팡, 크랜프톤(블루홀), 옐로모바일, 우아한형제들, L&P코스메틱, 비바리퍼블리카 등 6개의 유니콘 기업이 있다. 이중 우아한형제들, 블루홀, 비바리퍼블리카 3개 기업은 작년에 유니콘이 됐다. 

7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한 간담회에 참석한 벤처 1세대 창업자 및 ‘혁신성장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유니콘 기업인들은 혁신창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정부 정책과 성과를 듣고 나서 보완하거나 개선해야할 과제를 제기했다.  청와대는 "최근 형성된 혁신창업 열기를 제2의 벤처붐으로 확대·발전시킬 수 있는 방안을 벤처 1·2세대와 정부가 함께 논의하는 소통의 자리였다는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이해진 네이버 GIO는  한국 기업이 우리나라에서 역차별 받는 문제를 꺼냈다. 그는 “경쟁사들은 모두 글로벌 기업인데 그들은 한국에서 다양한 혜택을 받는다"며 "인터넷망 사용료나 세금을 내는 문제에 있어서 내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라 적어도 국내기업과 해외기업들에게 적용되는 법안들이 동등하게 적용되었으면 한다”고 요청했다. 이어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한 기업들이 더욱 큰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사기를 북돋워 주기를 바란다”고 주문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이사도 비슷한 취지로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정부의 지원책이 있을 때마다 시장경제를 왜곡시키는 것은 아닌가 우려를 하곤 했다"며 "지원을 하더라도 시장경제의 건강성을 유지시켜 주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어 “다른 나라는 자국의 기업을 보호하기 위해서 더 강고한 울타리를 만들어 타국 기업의 진입이 어렵다"며 "하지만 우리는 거꾸로 해외 기업이 들어오는 것은 쉽고 자국 기업이 보호받기는 어렵다. 정부가 조금 더 스마트해지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김 대표의 이같은 발언은 현재 국내 게임 시장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은 지난 2017년부터 판호를 내주지 않으면서 한국 업체의 진출을 원천봉쇄하고 있다. 반면에 중국 업체는 국내 시장에서 상당한 매출을 올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서정선 마크로젠 회장은 북한의 우수한 인력에 주목했다. 서 회장은 “바이오헬스는 새로운 시장 창출이 가능한 4차산업혁명의 핵심 산업이다. 현재 한국은 우수한 인재, 뛰어난 IT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등 좋은 환경을 가지고 있다”며 “정부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민간은 투명하게 운영하는 등 유연한 대처가 필요하다. 규제는 네거티브 규제로, 미래지향적으로 바꿔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북한에는 우수한 과학인재들이 있다. 반면 의료환경은 열악하다"며 "북의 의료문제 해결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우리의 바이오산업을 기반으로 한 바이오산업 트레이닝 센터를 만드는 등의 준비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도 규제혁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핀테크는 워낙 규제가 많다 보니 외국 투자자들에게 설명만 하는 것도 시간이 걸린다"며 "그들에겐 한국의 제도와 정책에 대한 구체적 데이터가 없다 보니 더 더욱 투자 유치를 받는 것이 어렵다”라고 전했다.

권오섭 L&P 대표는 구인난을 호소했다. 그는 “많은 청년들이 취업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하지만 저희는 사람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에 해오던 구인광고를 하고는 있지만 정부 차원에서 구직자와 기업을 이어주는 취업방송이 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외국과 다르게 우리는 판매자와 제조자를 모두 기재해야 하는데 하나만 기재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청했다.

인재양성의 필요성은 이승건 대표도 강조했다. 이 대표는 “엔지니어들의 부족으로 서로 다른 기업의 개발자를 빼오는 상황까지 연출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주 52시간 근무의 취지는 알겠다. 하지만 급격히 성장하는 기업에게는 그것이 또 하나의 규제로 작용된다"며 "엄격한 관리감독이 이뤄지고 있는 곳들에게는 유연한 대처를 당부한다”고 주문했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자본이 시장에 들어왔을 때 스케일업이 중요하다"며 "국내 벤처캐피털들이 공격적으로 할 수 있게 해 주시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그는 "정책 목적의 펀드가 많은데 잘 될 곳을 적극적으로 밀어주는 게 필요하다"며 "창업주들이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운영할 수 있도록 살펴봐 달라”고 당부했다.

김범석 쿠팡 대표는 “유니콘 기업이 많이 생기려면 외자 유치가 필요하다. 그런데 그걸 막는 것이 불확실성이다”라고 꼬집었다. 그 원인으로 한국 시장이 너무 작다는 편견과 규제의 폭과 해석이 자주 바뀌는 것 등을 손꼽았다. 이어 “한국은 국민들의 높은 교육 수준과 더불어 소비자들이 새로운 제품을 받아들이는 속도 또한 빨라서 잠재력이 큰 시장"이라며 "이런 불확실성들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모두가 노력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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