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19.02.08 16:04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사진=YTN뉴스 캡처)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사우디아라비아의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자국 출신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가 피살되기 1년 전인 지난 2017년부터 카슈끄지 살해 의사를 표명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빈살만 왕세자는 당시 고위보좌관과의 대화에서 “만약 카슈끄지가 사우디에 대한 비판을 중단하고 사우디로 귀국하지 않을 경우 그에게 ‘총탄’을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빈살만 왕세자는 사우디 관리들이 카슈끄지의 사우디 정부에 대한 비판에 경각심을 나타내던 2017년 9월 최측근 보좌관인 투르키 알다힐과 문제의 대화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NYT는 미국 정보기관들이 입수한 이 대화가 빈살만 왕세자가 카슈끄지가 살해당하기 훨씬 전부터 살해를 고려해왔음을 보여주는 가장 상세한 증거라고 주장했다.

이 신문은 이 대화가 미 국가안보국(NSA) 등 정보기관들이 카슈끄지 살해 책임 규명을 위한 증거 수집 일환으로 입수해 분석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국가안보국(NSA)을 비롯한 미 정보기관들은 가까운 우방을 포함해 외국 정부의 최고위 관리들의 대화를 일상적으로 감청, 녹음해왔다. 현재 NSA는 빈살만 왕세자의 수년간에 걸친 음성과 대화록을 면밀히 분석 중이다. 이를 바탕으로 미 중앙정보국(CIA)은 빈살만 왕세자가 카슈끄지 살해 지시를 내린 것으로 결론지었다고 NYT는 전했다.

같은 날 유엔(UN) 특별보고관도 카슈끄지 살해 사건이 사우디 관리들에 의해 계획적으로 자행된 범죄로 보인다고 밝혔다. 아녜스 칼라마르 유엔 사법외적·임의적처형에 관한 특별 보고관은 이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내놓은 성명에서 "터키에서 수집된 증거들은 카슈끄지가 사우디 정부 관리들이 저지른 잔혹하고, 사전에 계획된 살해 사건의 피해자라는 점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5일 유엔인권고등판무관실(OHCHR)이 구성한 카슈끄지 피살사건 진상 조사단 단장으로 임명된 칼라마르 보고관은 이달 3일까지 3명의 조사관과 터키에서 독자적인 조사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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