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지훈 기자
  • 입력 2019.02.10 06:00

경쟁사 못 가진 전국 유통망 활용이 최대 장점
단위농협서도 멤버스 이용 가능..."활용도 높다"

(사진제공=농협중앙회)
김병원(왼쪽 아홉 번째) 농협중앙회장과 홍보모델인 걸그룹 EXID의 하니(여덟 번째), 범농협 임원들이 NH멤버스 출범을 알리며 축하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제공=NH농협은행)

[뉴스웍스=박지훈 기자] 국내 금융그룹이 충성고객 확보를 위해 앞다퉈 계열사 통합 멤버십 서비스를 구축하는 가운데 NH농협도 ‘NH멤버스’를 공식 출범하며 서비스 경쟁에 불을 지폈다. NH농협의 경우 금융지주뿐만 아니라 경제지주의 유통계열사도 서비스에 참여하면서 경쟁사보다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는 평가다.

농협중앙회는 지난 8일 서울 중구 본사에서 범농협의 금융 및 경제지주 계열사를 한데 묶은 통합 멤버십 서비스 NH멤버스 출범식을 가졌다. NH멤버스에는 중앙회와 금융, 경제지주의 유통사 등 농협의 16개 법인과 전국 1122개 농·축협이 함께 참여했다.

고객이 참여사의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때 적립되는 포인트를 농협과 다양한 외부 제휴사에서 현금처럼 이용하고 각종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는 것이 NH멤버스의 특징이다. 예를 들면 하나로마트에서 물건을 사거나 농협은행에서 예금상품에 가입할 때마다 포인트가 쌓이고 적립 포인트는 계좌로 출금하거나 특정 구입처에서 물품을 결제할 때 사용 가능한 식이다.

앞서 경쟁사들은 이미 계열사를 통합한 멤버십을 내놓았다. 하나금융그룹은 지난 2015년 10월 ‘하나멤버스’를 출범해 계열사 금융거래 실적에 따라 ‘하나머니’를 주고 적립된 하나머니를 다른 회원에게 선물하거나 OK캐시백, SSG머니(신세계포인트) 등 제휴 포인트와 합산해 모든 금융거래에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우리은행도 지난 2016년 7월 통합멤버십 ‘위비멤버스’와 포인트 ‘위비꿀머니’를 출시했다. 국내 1위 금융그룹인 KB금융은 2017년 리브메이트, 2위인 신한금융은 2018년 신한플러스를 내놨다.

이처럼 각 금융그룹이 통합멤버십 서비스를 출시하는 이유는 A부터 Z까지의 서비스를 자사를 통해 이용하는 충성고객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고객이 같은 금융계열사를 통해 예·적금 상품 가입, 급여통장 활용, 신용카드 이용 시 주거래 및 우수고객으로 인정해 더 많은 포인트를 제공해 이탈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은행의 기본적인 금융서비스뿐만 아니라 카드, 보험, 더 나아가 증권 상품까지 이용케 해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는 동시에 포화상태에 있는 국내 금융시장에서 타사에 고객을 뺏기지 않겠다는 경쟁의식이 저변에 깔려있다.

향후 통합멤버십 경쟁에서는 농협금융이 가장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타사는 금융계열사와 일부 제휴사를 연결하는 데 그치지만 농협금융은 경제지주의 방대한 유통사 보유한 회원을 공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NH농협은 기존 채움포인트 회원으로만 2000만명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NH멤버스 출범을 계기로 공격적인 회원 마케팅과 이벤트로 연말까지 500만명을 추가 유인해 총 회원 2500만명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에 반해 KB금융의 리브 메이트 회원 수는 400만명에 그친다. 우리금융 위비멤버스와 신한금융 신한플러스의 경우 각각 700만명, 1000만명 수준으로 NH멤버스의 절반에 불과하다.  하나금융의 하나멤버스는 통합 멤버십의 조기 정착, 각종 이벤트로 회원 수 1400만명을 확보하고 있지만 추가 회원 확보를 위해서는 타사 유통망과의 제휴를 늘려야 한다.

또한 NH멤버스의 활용도 역시 타사보다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타사가 금융계열사와 서울 등 수도권에 밀집된 일부 제휴사에서 포인트를 적립하고 사용할 수 있는 데 반해, NH농협은 '전국구'를 자랑한다. 일상에서 자주 찾는 유통 채널에서 서비스를 제공해 회원이 쉽게 포인트를 쓸 수 있고 금융과 유통을 넘나들며 자유롭게 활용 가능하기 때문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NH농협은 방대한 유통망 고객 데이터를 확보해 다른 금융그룹보다 나은 환경에서 통합 멤버십 서비스를 시작했다”며 “대도시와 작은 지방, 단위농협에서도 NH멤버스를 이용할 수 있어 타사보다 추가 회원 확보에 유리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