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19.02.11 14:02

일본 게이오의대, 기존 복강경 접근 어려운 췌장암 등 수술에 활용…2020년 상용화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인체 내 작은 공간에서도 자유자재로 구부려 수술할 수 있는 초소형 내시경(사진)이 개발됐다.

일본 게이오기쥬쿠(慶応義塾)의과대학은 최근 원격으로 조종할 수 있는 연성내시경 수술시스템(FESS)을 개발해 2020년 중반에 상용화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 연성내시경은 크기가 매우 작은데다 조작이 쉬워 지금까지 복강경으로 해결하기 어려웠던 췌장암 등 고난도 수술에 폭넓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내시경은 지름 5㎜밖에 안 되는 수술용 도구 2~3개와 지름 8㎜의 3D카메라가 원통 속에 내장돼 있다. 의사는 이 내시경을 환자의 입이나 항문 등 열려 있는 공간으로 집어넣어 수술부위에 접근한다. 이러한 작업은 환자와 떨어져 있는 콘솔 박스에서 원격으로 진행된다.

3D카메라는 근적외선 형광기능과 가시광선을 함께 사용해 영상이 선명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개발을 한 키타카와 유코(北川雄光)교수팀은 “이 시스템이 휴대할 수 있을 정도로 크기가 작고 가벼워 로봇전용 수술실이 아닌 곳에서도 설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외과수술은 복강경과 내시경을 이용해 인체 조직을 최소 절개하는 새로운 트렌드로 발전하고 있다. 특히 최소절개술은 몸에 열려 있는 식도, 항문 등 구멍으로 내시경을 집어넣은 뒤 환부 가까이에서 구멍을 뚫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내시경 기구들이 작으면서도 잘 구부러져야 한다. 여기에 원격수술이 접목돼 최소침습과 안전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는 것이다.

한 조사기관은 수술지원 로봇의 세계시장 규모가 앞으로 5년간 연평균 30%씩 성장해 2023년에는 160억 달러(약 18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키타가와 교수는 “초소형 연성내시경은 종래 직선의 수술도구로 도달할 수 없던 부위까지 접근해 수술할 수 있다”며 “정밀한 조작이 가능해 수술 안전성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시스템은 게이오대학과 오사카대학 등 5개 병원과 카와사키 중공업, 파나소직 등 기업 연합이 콘소시엄을 이뤄 개발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