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노트] 남양유업 사내유보금, 배당 싫으면 직원 복지에라도 투자해야
[취재노트] 남양유업 사내유보금, 배당 싫으면 직원 복지에라도 투자해야
  • 왕진화 기자
  • 승인 2019.02.12 08:0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주주권 행사' 칼 빼든 국민연금에 남양유업 "배당확대 요구 거절" 의사 밝혀
남양유업, 당분간 신사업 계획 없다면 직원 처우 개선 등 변화하는 모습 필요

[뉴스웍스=왕진화 기자] 남양유업이 ‘주요 주주인 국민연금의 발언을 대놓고 무시하긴 힘들 것’이라는 관측과는 달리 국민연금의 배당확대 요구를 사실상 거절했다.

남양유업은 11일 공식 입장문을 통해 “현재 저배당 정책은 사내유보금을 늘려 기업가치를 올리기 위한 선택이며 배당을 확대하면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이 더 혜택을 볼 것”이라고 밝혔다.

남양유업은 고배당을 통한 회사 이익의 사외유출보다 사내유보가 재무구조 건전성을 높이고, 장기투자를 위한 밑거름으로 활용해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강변했다.

남양유업이 밝힌 현재 최대주주(51.68%·홍원식 회장) 및 특수관계인(2.17%)의 지분율은 총 53.85%로, 만약 국민연금의 요구대로 회사가 배당을 확대한다면 늘어난 배당금의 50% 이상이 이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분율 6.15%를 보유한 국민연금이 주주권익을 대변한다는 논리는 이치에 맞지 않다고 강조했다.

남양유업을 부채 없는 회사로 만들겠다는 점과 투자 실탄을 쌓겠다는 사측의 입장을 마냥 비난할 수는 없다. 하지만 최근 '곰팡이 주스' 등 이물질 논란으로 브랜드 이미지가 나빠진 상황에서 남양유업의 ‘짠물 배당’이 8년째 이어지고 있는 모습은 그다지 좋게 보이지만은 않는다.

남양유업은 지난해 결산 배당으로 보통주 1주당 1000원을 현금 지급했다. 남양유업의 지난해 시가배당률은 불과 0.1%로, 경쟁사인 매일유업과 롯데푸드가 각각 0.69%, 3.9%인 점을 고려하면 매우 낮은 편이다.

일각에서는 남양유업이 배당을 확대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홍원식 회장이 두 아들인 홍진석 남양유업 상무, 홍범석 남양유업 외식사업본부장에게 상속을 유리하게 하려는 점이 의심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는 배당에 대한 세금을 내지 않기 위해 배당 확대를 늘리지 않는다는 의미다. 혹여나 배당 확대를 진행했을 때 이로 인한 배당금을 받게 될 경우 종합소득세가 약 40%까지 과세되며, 그에 따른 비용 처리가 쉽지 않기에 되도록 피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남양유업은 우유를 활용한 커피와 분유 등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유관분야만 선택해 투자하며, 신사업에 좀처럼 투자를 하지 않고 있다. 남양유업의 2018년 1~3분기 매출 8049억 원 중 95.6%인 7695억 원이 국내에서 발생한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그렇게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며 기업 곳간에 현금을 차곡차곡 쌓고 있다.

남양유업 측은 “남양유업은 창사 이후로부터 누적해온 잉여금은 9200억여원이고, 현금 자산으로는 3000억여원 정도 보유 중이다. 나머지 6000억여원은 노후 설비 교체와 공장·연구소 증축 등 여러 가지 형태로 투자돼 있다”며 “인수합병이나 대규모 공장을 세우는 것은 현재 따로 계획을 세운 건 없다”고 설명했다.

사내유보금이 많다고 해서 동종업계에 비해 직원들의 처우가 좋은 편도 아니다. 지난해 11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남양유업의 남여 직원 평균 급여 차이는 최대 1.76배로 나타났다. 여성 정규직 대부분은 고객상담 및 서무·경리 등에 종사하고 있으며, 여성 임원 역시 한 명도 없다. 배당의 재원이 되는 이익잉여금은 4년 전인 2014년에 비해 741억원이나 늘어났지만 평균 여직원들의 근속연수는 계속 하락세인 아이러니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국민연금의 주주제안 번지수는 틀렸을지 몰라도, 남양유업도 이제는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여론은 이미 남양유업에 대해 배당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높은 상황이다. 좋은 품질의 제품으로 보답하는 것보다 배당을 투자자(국민)와 나누는 것이 기업 이미지가 더 빠르게 좋아지는 길이 될 수 있다.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newsworks.co.kr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 많은 기사 보기

  • 제호 : 뉴스웍스
  • 서울특별시 중구 마른내로 140 서울인쇄정보빌딩 4층
  • 대표전화 : 02-2279-8700
  • 팩스 : 02-2279-7733
  • 청소년보호책임자 : 고진갑
  • 고충처리인 : 최승욱
  • 법인명 : 뉴스웍스
  • 뉴스통신사업자 등록번호 : 서울, 아04459
  • 등록일 : 2007-07-26
  • 발행일 : 2007-07-26
  • 신문사업·인터넷신문사업 등록번호 : 서울, 아04459
  • 등록일 : 2017년 4월 17일
  • 회장 : 이종승
  • 발행·편집인 : 고진갑
  • 뉴스웍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19 뉴스웍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newswork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