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동헌 기자
  • 입력 2019.02.12 09:11
'해치' 이필모 (사진=방송캡처)
'해치' 이필모 (사진=방송캡처)

[뉴스웍스=이동헌 기자] 배우 이필모가 SBS 새 월화드라마 ‘해치’의 첫 회에서 실질적인 주연으로 활약하며 강렬한 존재감을 뽐냈다.

11일 방송된 SBS ‘해치’ 1회는 좌상 김창집의 집 앞에서 벌어진 사헌부 감찰들의 ‘야다시’로 막을올렸다. ‘밤에 모여 차를 마신다’는 뜻의 ‘야다시’란 고위 공직자의 부정을 고발하는 조선시대 사헌부 감찰의 특권이다. 

정의감 넘치는 사헌부 감찰 한정석(이필모)은 자신이 수사하던 살인사건이 김창집에 의해 은폐되자 야다시를 주도해 이를 고발했다. 상관인 방주감찰의 타박을 받았지만 그는 “살인사건을 조사하던 포청 종사관이 살해당했다. 영상대감은 그 사실을 덮으려 했다”며 한 치도 굽히지 않는 강직한 모습을 보였다.

업무에서는 물러섬을 모르는 한정석이었지만, 후배에게는 한없이 따뜻한 어른이기도 했다. 청탁을 받고 과거에서 대술(대리시험)을 봐준 연잉군 이금(정일우)을 추적하던 박문수(권율)는 한정석에게 “그 대술한 기생 오래비 같은 놈, 52세 노태평…한양까지는 적은 걸 봤다”며 “형님이 호적대장이라도 보여달라”고 졸랐다. 

하지만 한정석은 “사헌부에 접수하고 용모파기도 만들었다. 호적대장을 보는 것은 월권이고 불법이다”라며 단칼에 이를 거절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안사람이 널 찾았다. 찬이라도 챙겨줄 모양이니 집에 들러라”라며 후배를 생각하는 자상한 마음을 보여줬다. 

한정석의 마음 씀씀이는 수하인 사헌부 다모 여지(고아라)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일련의 살인사건이 밀풍군 이탄(정문성)의 짓이라는 심증을 품은 한정석과 여지는 탄이 늘 가지고 다니며 자신이 죽인 사람의 수를 적는다는 ‘계시록’을 증거물로 확보하려고 노력했다. 

이를 위해 탄이 주최한 사냥 대회에 잠입을 시도하는 여지를 보고 한정석은 “도처에 위험일 것이다. 굳이 네가 나서지 않아도 되는데…”라며 그녀를 걱정하는 눈길을 보냈다. 

오랜만에 사극으로 안방극장에 돌아온 배우 이필모는 강직한 성품에 할 말은 굽히지 않고 하는 사헌부 감찰 한정석을 맑은 눈빛과 굳은 의지가 엿보이는 표정, 청아한 목소리로 완벽하게 표현했다. 특히 ‘현대적인 정통 사극’을 지향하는 ‘해치’의 세련된 분위기에 맞게, 과장되지 않고 자연스러운 목소리 톤과 부드러운 대사 처리는 드라마의 퀄리티를 한층 높이며 한정석 캐릭터를 부각시켰다. 

갖은 위험을 무릅쓰고 악역 밀풍군의 죄를 수사하는 한정석은 주요 캐릭터들인 연잉군 이금, 박문수, 여지와 촘촘하게 엮인 인연으로 1회의 명실상부한 주연으로서 존재감을 발산했다. 또한 선과 악을 가리는 전설 속의 동물이자 사헌부의 상징인 ‘해치’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는 한정석이 앞으로 펼칠 활약 또한 기대하게 했다.

'해치'는 SBS에서 매주 월, 화요일 오후 10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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