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19.02.12 13:49
월드비전은 소년병을 비롯해 분쟁피해지역 아동을 위한 아동심리보호센터(CFS)를 운영하고 있다. 이 곳은 재난이나 전쟁을 겪은 아이들이 놀이나 미술 치료를 통해 트라우마를 이겨낼 수 있도록 지원한다. <사진제공=월드비전>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월드비전이 12일 UN 지정 소년병 반대의 날을 맞아 무력분쟁에 소년병으로 동원되는 아이들의 실태를 조사한 현장보고서 ‘노 초이스’를 발표했다.

이번 보고서는 중앙아프리카, 콜롬비아, 콩고민주공화국, 남수단, 이라크 5개 분쟁 국가에서 대면 인터뷰와 표적집단토의(FGD)를 실시한 내용을 담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소년병에 아동이 강제로 동원될 것이라는 일반적인 생각과는 달리 상당수 아이들이 소년병에 자발적으로 가담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아이들은 가정 폭력, 교육·일자리의 부족, 빈곤과 불평등, 이주와 폭력이 만연한 분쟁상황 등 불안정한 환경에 지속적으로 노출됨에 따라 무장단체 가담을 스스로 결정하는 경우가 많았다.

여자 아이들이 소년병으로 가담하는 경우도 기존의 추정치보다 많음을 지적했다. 

지난해 남수단에서 풀려난 소년병 934명 중에서 30%가 여아였으며,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의 소년병 전체 인구의 30%가 여아로 추정된다. 

여아는 범죄 용의자로 의심받을 가능성이 적어 모집 대상으로 지정되고 있으며, 콩고 일부 지역에서는 무장 단체의 안전을 기원하는 미신적인 정화 의식을 위해 어린 여아를 징집하는 경우도 있었다.

양호승 월드비전 회장은 “분쟁피해지역에서는 많은 아이들이 죽음의 위협에 내몰리며 소년병이 되는 것 이외에 마땅한 다른 선택지가 없어 소년병을 선택하고 있다”며 “아이들이 소년병이 아닌 다른 선택지를 가질 수 있도록 정부·지역 공동체와 협력해 아이들의 환경을 변화시키고 평화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UN에 따르면 2017년 한 해 동안만 최소 2만1000명의 소년병이 징집됐다. 

이는 2016년 대비 35% 이상 증가한 수치로, 지구촌에서는 여전히 많은 아이들이 전쟁의 폭력 속에 노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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