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19.02.12 14:39

"기업이 마음껏 혁신 시도하려면 정부가 지원자 역할 잘해야"
"1만6000여개 각 부처 행정규칙, 정비 여지 없는지 전반적 검토하라"
"각 부처 장관, 적극 행정은 면책·장려하고 소극 행정은 문책해야"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2일 “어제 산업통상자원부가 규제 샌드박스를 최초 승인한 가운데 모레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승인이 뒤따를 예정”이라며 “지난달 도입된 규제 샌드박스가 최초로 신산업 현장에서 적용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규제 샌드박스는 규제체계의 대전환을 위해 우리 정부가 새롭게 도입한 제도”라며 “한 달이 안 돼 첫 승인 사례가 나온 것은 규제혁신에 대한 기업들의 높은 기대와 정부의 지원 의지가 손뼉을 마주친 결과”라고 말했다.

이어 “규제 샌드박스는 혁신경제의 실험장”이라며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건강에 위해가 되지 않는 한 ‘선 허용, 후 규제’의 원칙에 따라 마음껏 도전하고 새로운 시도를 해볼 수 있도록 기회를 열어주자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개별 사례에 대해서는 우려가 있을 수 있고 규제혁신에는 이해관계나 가치의 충돌이 따른다”며 “충분한 안전장치로 갈등과 우려를 해소하는 것도 정부가 해야 할 중요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솔직히 이번 규제 샌드박스 승인 사례들을 보면서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이런 정도의 사업이나 제품조차 허용되지 않아서 규제 샌드박스라는 특별한 제도가 필요했던 것인지 안타깝게 여겨졌다”며 “심지어 우리 기업이 수년 전에 시제품을 만들었는데 규제에 묶여 있는 사이에 외국 기업이 먼저 제품을 출시한 사례도 있다고 들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논란만 반복해서는 한 걸음도 나갈 수 없다”며 “규제 샌드박스는 안전성과 효과성, 시장성을 확인하고 시험하는 절차를 거쳐서 규제의 필요성 여부를 검증해보자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특히 “그런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다면 아무리 획기적인 아이디어로 신기술을 개발한들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도 없고 새로운 제품이나 산업을 만들어 낼 수 없다”며 “1만6000여 개에 달하는 각 부처의 훈령, 예규, 고시, 지침 등 행정규칙에 대해서도 규제의 측면에서 정비할 부분이 없는지 전반적으로 검토해 달라”고 강조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우리 기업들이 세계에서 가장 앞선 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활용해 마음껏 혁신을 시도하려면 정부가 지원자 역할을 단단히 해야 한다”며 “규제 샌드박스 제도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 적극적이고 진취적으로 제도를 운용해 달라”고 요청했다.

우선 “규제 샌드박스 심의 절차가 신청 기업들 입장에서 또 다른 장벽이 되지 않도록 신청에서 시작하여 심의를 마칠 때까지 관계 부처가 친절한 안내자 역할을 해 주길 바란다”며 “기업의 신청만 기다릴 것이 아니라 정부가 먼저 규제 샌드박스 사업을 적극적으로 발굴하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또 “규제 샌드박스가 새롭게 시행된 제도인 만큼 기업과 국민들이 잘 이해하고 충분히 활용할 수 있도록 홍보를 잘 해 달라”며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혁신 없이 추격형 경제에서 선도형 경제로의 전환은 불가능한 만큼 규제 샌드박스가 우리 경제의 성장과 질적 전환을 위한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국민과 기업이 삶과 경제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을 적극적인 발상으로 해소하는 문제 해결자가 돼야 한다”며 “각 부처 장관들은 장관 책임 하에 적극 행정은 문책하지 않고 장려한다는 기준을 세우고 적극적으로 독려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적극 행정의 면책과 장려는 물론 소극 행정이나 부작위 행정을 문책한다는 점까지 분명히 해 달라”며 “감사원이 기존의 적극 행정 면책제도에서 한발 더 나아가 사전 컨설팅 제도를 도입한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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