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19.02.13 16:00
신성철(왼쪽부터)  KAIST 총장, 제롬 오치앵 케냐 정보통신기술혁신부 차관, 정근모 KAIST 석좌교수, 콜레트 A. 수다 교육부 수석차관, 존 타누이 콘자기술혁신도시개발청장이 킥오프 미팅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KAIST>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을 통해 케냐 정부가 발주한 ‘케냐 과학기술원’ 건립을 위한 컨설팅사업 분야 킥오프 미팅을 12일(현지시간) 케냐 나이로비 인근 콘자기술혁신도시에서 가졌다. 

‘케냐 과학기술원’ 건립은 케냐 정부가 ‘아프리카 실리콘밸리’ 건설을 목표로 나이로비 인근에 조성 중인 콘자기술혁신도시의 핵심 주력 사업이다.

오는 2030년까지 중진국 도약을 목표로 하는 케냐 정부는 ‘케냐 비전 2030’을 수립하고 이공계 핵심인력 양성을 통해 이를 달성하고자 2021년 개교를 목표로 ‘케냐 과학기술원'건립을 추진해왔다.

‘케냐 과학기술원’ 건립 사업은 우리 정부로부터 EDCF 차관을 제공받아 총 사업비가 1070억 원 규모로 추진된다.

KAIST 컨소시엄이 따낸 교육·건축설계 및 감리 등 컨설팅 분야에는 모두 106억 원이 투입된다. KAIST는 킥오프 미팅을 시작으로 ‘케냐 과학기술원’ 건립을 위한 본격적인 컨설팅 작업에 들어간다.

KAIST는 앞으로 36개월간 기계공학·전기및전자공학·ICT 공학·화학공학·토목공학·농업생명공학 등 6개 핵심학과와 공통 기초과학 프로그램의 설계, 교육·실험 및 일반 기자재 공급계획, 산학 협력을 포함한 대학 경영계획 등의 분야에서 컨설팅을 수행할 계획이다.

‘케냐 과학기술원’ 건립을 위한 컨설팅 사업은 KAIST의 교육·연구 혁신모델이 통째로 첫 수출되는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중동이나 중국에 KAIST의 교육·연구관련 프로그램이 일부 수출된 적은 있지만 케냐와 같이 통째로 수출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1971년 개교이후 산업화 시대 우리나라 경제의 초고속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해 온 KAIST의 과학기술 교육은 오래 전부터 세계 각국에서 벤치마킹 모델로 부각돼 왔다.

KAIST는 일본과학기술원(JAIST)와 홍콩과기대 및 싱가포르 난양공대를 설립하는 롤 모델이 되기도 했다.

KAIST는 2010년 아랍에미리트(UAE) 칼리파대학(KU)에 원자력공학과 교육프로그램을 최초로 수출했다.

2015년에는 중국 중경이공대에 전기및전자공학부와 전산학부의 교육시스템과 커리큘럼을 수출해 2017년부터 연간 10억 원 규모의 운영비 수입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가 미래의 공학 인재양성을 위해 2020년 6월 개교를 목표로 야심차게 설립을 추진 중인 MBSCSAI와는 로봇공학 학사과정 설치를 지원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케냐 과학기술원’ 건립을 위한 컨설팅 분야 우선사업자 선정과 함께 킥오프 미팅을 계기로 KAIST의 국제적 위상 또한 크게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AIST 발전모델의 제3 세계 확산은 지난 3월 발표한 ‘KAIST 비전 2031’의 5대 혁신분야 중 하나인 ‘국제화 혁신’과도 맞닿아 있다.

신성철 총장이 13일 나이로비대학에서 아미나 모하메드 교육부 장관 등 케냐의 고위급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이뤄진 특별강연과 내외신 기자간담회를 통해 “대외 원조사업을 통해 설립된 지 반세기 만에 세계적 수준의 글로벌 선도대학으로 도약한 KAIST의 성공적인 발전모델을 개도국에 전수하게 됐다는 것만으로도 큰 의의가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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