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19.02.15 18:01

목덜미 긁혔을 뿐 직접 타격은 없어… '백색테러' 주장은 무리

지난해 8월 10일 김경수 경남지사는 목부위에 상처를 입는 폭행을 당했다. (사진출처=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 페이스북 캡처)
지난해 8월 10일 김경수 경남지사는 목부위에 상처를 입는 폭행을 당했다. (사진출처=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 페이스북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지난해 8월 10일 오전에 김경수 경남지사가 목 부위에 상처를 입는 폭행을 당했다. 이로인해 목덜미가 긁혔다. 이 사건과 관련해 폭행혐의를 받고 있는 천창룡 씨에 대해 검찰과 법원은 '김경수 지사의 목 부위를 직접 타격한 것이 아닌 그의 상의를 잡아당기면서 수 미터 끌고 간 것'으로 보고 있음이 밝혀졌다. 천 씨는 지난 19대 대통령선거 당시에 손가혁('손가락 혁명군', 이재명 현 경기지사·당시 성남시장의 지지자 그룹) 소속으로 활동한바 있다.

15일 본지는 당시 '김경수 테러범'으로 지목된 천창룡 씨와 관련, 서울중앙지법이 발급한 공판기일통지서 및 공소장을 입수했다. 공소장에는 "피고인(천창룡)은 2018년 8월 10일 05:22경 서울 서초구 서초동 1317-11 'OOO빌딩'앞 도로에서,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 특별검사로부터 조사를 받고 귀가하던 피해자인 경상남도 도지사 김경수(50세)를 따라가던 중, 피고인의 인터뷰에 응하지 아니하여 화가 난다는 이유로, 오른손으로 피해자의 상의 목 부위를 잡아당기면서 피해자를 수 미터 끌고 감으로써 피해자를 폭행했다"고 적시됐다. 공소장에 따르면 천창룡 씨는 '김경수 지사의 목 부위 상의를 잡아당기면서 수 미터 끌고 간 것'이다. 이를 놓고 '테러'라는 표현이 적절한지는 의문이다.

천창룡 씨에 대한 공판기일 통지서 (사진= 원성훈 기자)
천창룡 씨에 대한 공판기일 통지서 (사진= 원성훈 기자)

그런데 김 지사에 대한 폭행사건 직후, '문파'로 불리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경수 경남지사를 동시에 지지하는 지지자들은 이 사태를 '테러'로 규정하며 규탄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기동민 의원은 사건 당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백색테러는 법과 원칙에 따라 단호하게 처리해야 한다"며 "사진을 보니 더 화가 난다. 살이 패였다. 왜 경수에게만 이리 모진가. 백색테러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법과 원칙에 따라 단호하게 처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노*****'라는 필명의 지지자는 자신의 트윗글을 통해 "경수찡 팬클럽 미소천사 회원과 민주당 당원 등 30여 명 서초경찰서 앞에서 집회(했다)"며 "경찰이 경비 업무 게을리해 유력 정치인 테러 당하는 환경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현장 경비 지휘한 책임자 문책하고 테러범 구속하라"면서 "이재명 지지자 천창룡 구속해라"라고 강조했다.

천창룡 씨의 공판기일 통지서 2면. (사진= 원성훈 기자)
천창룡 씨 관련 공소장 (사진= 원성훈 기자)

이뿐만이 아니다. 'W****'이라는 필명 사용자는 "김경수는 테러까지 당해가며 당당하게 수사와 재판받고 있고 이재명은 치졸하게 언플하며 지원병 끌어 모으는구나 ㅎㅎ"라고 비꼬았다. '박***'도 자신의 트위터에서 "김경수는 특검조사 때문에 테러를 당했고 그 지지자들도 수없는 테러를 당했고 서울구치소에서는 일반인들도 테러를 당했지"라며 "서초경찰서에 항의방문 집회도 했었고 그들이 당신을 찾아 갔었지. 그 사람들 누구임. 거의가 당신(이재명을 지칭) 선거 자봉뛰던 사람들이지. 당신이 찾아간 그분들께 어찌했지"라고 썼다.

천창룡 씨의 공판기일 통지서 3면. (사진= 원성훈 기자)
천창룡 씨 관련 공소장. (사진= 원성훈 기자)

한마디로 말해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경수 경남지사를 동시에 지지하고 있는 지지자들은 '천창룡 씨를 김경수에 대한 테러범'으로 규정했다. 이런 상황에서 검찰의 수사 내용에 근거한 법원의 입장이 드러남에 따라 향후 '문파'들의 반응에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천창룡 씨에 대해 서울중앙지법은 오는 27일을 공판기일로 정했음을 통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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