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지훈 기자
  • 입력 2019.02.19 14:38

'최대 지분 10% 제한' SKT 대신 대주주 가능성 커
교보생명, IPO 추진으로 신사업 난망...경영권 문제도 상존
하나금융, 'ICT 파트너' 찾고 혁신성 문제 해결

(그래픽=뉴스웍스)
(그래픽=뉴스웍스)

[뉴스웍스=박지훈 기자] 하나금융그룹이 온라인 증권업 1위 기업 키움증권과 함께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추진하기로 하면서 예비인가 평가에서 높은 배점이 할당된 혁신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키움증권은 인터넷은행 예비인가 가능성이 높고 ICT 기업으로서 해당 사업을 주도할 기회가 있는 하나금융·SK텔레콤과의 삼각편대에 참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나금융은 SKT, 키움증권과 손잡고 미래 신기술 기반의 혁신적인 제3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도전한다고 19일 밝혔다. 3사로 구성된 컨소시엄은 향후 금융과 IT, 핀테크 등 다양한 파트너사의 참여를 통한 신개념 융합기술의 구현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당초 SKT는 핀테크 업체 ‘핀크’ 합작 등 오랜 협력관계에 있는 하나금융과의 인터넷은행 설립을 위한 컨소시움 참가가 유력했지만 키움증권은 교보생명, SBI홀딩스와의 추진 가능성이 거론돼 온 터라 이번 발표는 의외의 결과로 다가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키움증권이 하나금융, SKT와 삼각편대를 이룬 배경에는 교보생명보다 하나금융이 더 유리한 선택지라는 계산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교보생명은 올해 하반기 기업공개(IPO)를 추진키로 하면서 신사업 진출에 여력이 없다는 전망이 우세했다. 또 회사의 재무적투자자(FI)들이 대주주인 신창재 회장을 상대로 지분 풋옵션을 행사하며 경영권 문제가 촉발될 수 있는 상태다.

키움증권이 하나금융, SKT와 인터넷은행을 설립할 경우 대주주로서 운영 주도권을 쥘 수 있는 점도 매력적이다.

교보생명은 지난 2015년 KT, 우리은행과 인터넷은행 설립을 위한 컨소시움을 구성했지만 당시 ICT 참여자인 KT와 지분을 둘러싼 이견으로 최종 불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같은 ICT 기업인 SKT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SK) 내 정보통신업 비중이 10%도 채 되지 않아 인터넷은행 지분은 최대 10%로 제한된다. 키움증권은 인터넷은행 지분을 최대 34%까지 보유할 수 있다.

한편 하나금융은 키움증권과 제휴하면서 인터넷은행 설립 인가에 절대적인 요건인 혁신성을 담보할 수 있게 됐다. 

인터넷전문은행 특별법은 혁신 ICT기업이 은행 운영의 주도권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지만 그러한 기업이 없다면 인가가 어렵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은 이번 인터넷은행 예비인가에서 총 1000점 만점 중 700점을 사업계획에 배분할 만큼 자본금 규모보다 혁신성에 높은 점수를 줄 것”이라며 “하나금융은 그동안 혁신 ICT 기업 파트너를 끌어들이는 데 어려웠지만 키움증권이 참가하게 되면서 혁신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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