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지훈 기자
  • 입력 2019.02.20 12:25

"태평양동맹 가입으로 멕시코와 신규 FTA 체결…한·메르코수르 TA 통해 거대 남미 시장 확보해야”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열린 ‘5대 국책연구원장에게 듣는다 : 2019년 통상정책, 과제와 전망’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사진=박지훈 기자)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열린 ‘5대 국책연구원장에게 듣는다 : 2019년 통상정책, 과제와 전망’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사진=박지훈 기자)

[뉴스웍스=박지훈 기자]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를 기회로 신남방·북방정책을 통해 미국과 중국에 대한 높은 통상의존도를 낮추는 교역다변화를 추진하고 중국과의 기술 초격차를 달성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재영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은 20일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주최로 열린 ‘5대 국책연구원장에게 듣는다 : 2019년 통상정책, 과제와 전망’ 토론회에서 이 같이 말했다.

이날 이 원장은 “한국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제성장률이 세계 평균치보다 낮아졌고 동시에 신흥국을 비롯한 세계성장도 하향세를 보일 전망이며, 미국의 신보호무역주의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으로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된 상태 속에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한국은 중국과 미국에 대한 통상의존도가 높은 탓에 미중 무역 갈등은 제조·금융분야에 특히 부정적”이라며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교역다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먼저 일본의 주도로 지난해 12월 30일 출범한 포괄·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 주목할 것을 강조했다. 미국이 CPTPP를 탈퇴하기 전 요구해 삽입됐던 조항들은 탈퇴 후에도 삭제되지 않고 유예돼 있기 때문에 언제든지 다시 가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한국은 전 세계 GDP의 13%를 차지하는 CPTPP에 추후 가입하거나 영국 등 6개국의 신규 가입 추진, 미국의 재가입 여부 등을 살펴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수출이 특정 지역·품목에 집중된 한국의 무역구조는 개선과제로 지적됐다. 지난해 11월 기준 전체 수출 중 대(對)중국(홍콩 포함) 비중은 약 35%, 미국의 경우 12% 수준이었다. 상위 5대 수출대상국의 비중은 60%로 편중돼 있다. 또한 반도체와 석유·화학제품, 자동차·자동차부품, 철강 등 수출 상위 7개 업종의 비중은 전체의 절반을 넘었다.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신남방·북방정책을 통한 수출시장의 다변화가 강조했다.

이 원장은 “신남방국가와의 기존 협정은 개선하고 중남미와 유라시아를 중심으로 신규 무역협정을 체결해야 한다”며 “구체적으로 태평양 동맹(PA) 가입을 통해 멕시코와 신규 FTA 체결하고, 한·메르코수르 TA를 통해 브라질 등 거대 남미 시장을 확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신북방정책과 관련해서는 “거대시장과 풍부한 자원을 가진 유라시아 국가와의 교역으로 기존 주력산업에서 벗어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해야 한다”며 “가스, 철도, 항만, 전력, 북극항로, 조선, 농업, 수산, 일자리 등 9개 분야(9-BRIDGE 전략)에 대한 동시다발적 협력사업이 추진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경제 질서의 변화를 겨냥한 대비책도 언급됐다. 미국이 중국 등 개발도상국 지위를 누리고 있는 국가의 특혜에 반발해 세계무역기구(WTO) 개혁이 추진될 것을 대비해 개도국 지위에 있는 한국도 각 산업에 따른 차등적 지위 적용, 유예기간 설정 등의 방법을 준비해 충격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방안이 거론됐다. CPTTP, USMCA(미국-멕시코-캐나다의 신 FTA)에서 나타난 신통상규범에 대한 모니터링도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특히 이 원장은 “미중 무역갈등은 우리뿐만 아니라 세계경제를 모두 힘들게 하고 무역협상이 타결되더라도 부분적인 과제는 여전할 것이기 때문에 이를 기회로 삼아야 한다”며 “양국 간 분쟁이 지속되는 동안 우리는 '중국제조 2025'를 추진하는 중국과의 기술적 차이를 벌이는 초격차를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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