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19.02.23 06:55

지난해 '신뢰 제고' 해외구매 30% 급증…국외 카드금액도 12% 늘어
맞춤형 국내 관광상품 개발·국산 공산품 품질-가격 경쟁력 확보 절실

(사진=인천공항공사 SNS)
(사진=인천공항공사 SNS)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지난해 해외에서 우리 국민이 사용한 카드액이 21조원을 넘어서는 등 해외소비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또 해외직접구매도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면서 내수소비 축소가 우려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 국민이 해외에서 쓴 카드액은 192억2000만 달러로 전년보다 12.1% 늘었다. 이는 우리 돈 21조6400억원(원달러 환율 1126원 적용) 수준으로 최초로 20조원을 돌파했다. 이 같은 증가세는 내국인 출국자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지난해 내국인 출국자는 2870만명으로 전년대비 2650만명 대비 8.3% 증가했다. 원화 가치가 소폭 상승한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원·달러 환율은 1130.8원에서 1100.3원으로 떨어졌다.

특히 카드를 포함한 국내가계의 해외여행지출 규모는 2017년에 이미 30조원을 넘어섰다. 국회입법조사처에 따르면 동남아 등 저가항공의 신규취항으로 개별 해외여행 비용은 낮아졌지만 여가문화 확산 등 해외여행객 수가 늘면서 해외여행지출 규모가 오히려 증가했다.

여행 문화도 유럽이나 미국 등 먼 곳을 길게 다녀오던 것에서 일본이나 동남아 지역을 짧게 자주 갔다오는 것으로 변화되고 있다. 실제 해외여행객의 1인당 해외지출금액은 2007년 1271달러에서 2017년 1022달러로 다소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해외여행객 수는 1332만명에서 2649만명으로 2배 가까이 급증했다. 

해외소비가 가계의 최종소비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07년 3.5%에서 2017년 4.1%로 높아졌다. 해외소비지출액은 2007~2011년 평균 18조원대로 유지됐으나 2012년부터 증가세를 보였다. 2011년 18조4010억원에서 2012년 21억8830억원으로 20억원을 넘어섰다. 이후 2016년 29억4920억원을 거쳐 2017년 32조2220억원으로 30조원을 돌파했다. 해외소비지출 비중은 2017년 최초로 4%대에 올라섰다. 

이에 관광 적자도 심화되는 모양세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2018년 관광수입은 152억640만 달러로 사드해빙 영향으로 14.6% 증가했다. 다만 관광지출은 284억1420만 달러로 1.6% 늘어나는데 그쳤으나 여전히 수입을 크게 상회했다.

(이미지=픽사베이)
(이미지=픽사베이)

해외직접구매의 급증세도 내수소비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직구 대상 상품이 점차 다양해지고 주요 구매국가도 미국에서 EU, 중국, 일본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통계청 자료를 살펴보면 2018년 해외직접구매액은 2조9248억원으로 전년 2조2436억원 대비 30.4% 늘었다. 2016년 1조9079억원에 비해 2년 만에 1조원 이상 폭증했다.   

지난해 해외직구는 농축수산물(-7.0%)에서 줄었으나 의류 및 패션 관련 상품(31.7%), 가전·전자·통신기기(59.5%), 음·식료품(20.6%) 등에서는 늘었다. 액수로는 의류 및 패션 관련 상품이 1조69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음·식료품 6548억원, 가전·전자·통신기기 4422억원 순이었다. 

국가별로 보면 아세안(-16.2%)은 감소한 반면 미국(19.5%), 중국(95.4%), EU(27.4%), 일본(15.8%) 등에서는 증가했다. 미국이 1조5372억원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한 가운데 EU 6076억원, 중국 5052억원, 일본 1944억원 순으로 직구가 많았다. 

김민창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가계의 최종소비지출에서 차지하는 해외소비지출 비중 증가는 가계의 내수소비 감소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외소비와 온라인 해외직접구매를 내수소비로 전환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저렴한 해외여행이 더욱 증가할 수 있는 만큼 다양한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여행상품을 개발하고 보다 세분화된 맞춤형 관광 상품을 통해 국내 수요로 흡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입법조사관은 이어 “국내 소비자의 해외직구 상품에 대한 신뢰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며 “향후 온라인 해외직구가 급속히 확산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관련 업계는 이에 대응해 제품의 품질·유통경쟁력 제고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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