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19.02.25 11:41

서울성모병원 김성원·김도현, 부천성모 황세환 교수팀, 생체분해성 원료 이용해 지지체 제작

왼쪽부터 김성원, 김도현, 황세환 교수
김성원(왼쪽부터), 김도현, 황세환 교수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코 안의 공간을 둘로 나누는 칸막이뼈를 '비중격'이라고 한다. 비중격이 휜 사람은 한쪽 공간이 좁아져 코가 잘 막히고, 그러다보면 숨길이 원활하지 않아 답답함을 느끼거나 심하면 축농증으로 고생을 한다.

서울성모병원 김성원·김도현, 부천성모병원 황세환 이비인후과 교수팀은 3D프린팅을 이용해 지지체를 만들어 ‘비중격만곡증’ 환자를 치료한 결과, 수술의 편의성과 정확성 뿐 아니라 환자만족도를 크게 높였다고 25일 밝혔다.

교수팀이 수술대상으로 삼은 환자는 2016년 7월 1일부터 2017년 6월 30일까지 양 병원에서 비중격만곡증으로 진단받은 20명(나이 18~74세, 남 16명, 여 4명)이다. 이들은 코의 외형까지 변형될 정도의 비중격 미단(끝부분)이 심하게 휜 환자들이었다. 코증상 점수(Nasal Obstruction Symptom Evaluation scores)는 20점이 넘어 지속적인 코막힘을 호소했다.

교수팀은 수술로 휜 비중격을 교정한 뒤 부목으로 삽입해 지지하는 코끝의 인공보형물을 3D프린터로 제작했다. 지지체는 연골의 특성과 유사하면서, 몸안에서 분해되는 폴리카프로락톤(PCL, Polycaprolactone)을 원료로 제작했다.

수술 결과, 환자들의 치료만족도는 매우 높게 나타났다. 주관적인 통증 강도 평가 VAS(visual analog scale)만족도는 평균 100점 중 90.90점, 수술자의 재료 이용 편의성은 평균 100점 중 88.30으로 조사됐다.

실제 수술 전과 12주 후 CT검사, 그리고 음향을 비강 내로 쏘아보내 비강 내 단면적을 구하는 음향비강통기도 좌우의 차이가 유의하게 개선됐다. 또 코가 휜 정도를 나타내는 비중격 편위각도 역시 뚜렷하게 좋아졌다.

비중격만곡증은 의외로 많은 사람이 고통을 받는 질환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일반인의 약 70%가 만곡상태이며, 이중 매년 심한 증상을 보이는 5만 여명이 수술을 받고 있다.

비중격교정술은 일반적으로 휘어진 비중격 연골과 골부를 일부 절제해 제 위치로 고정한 후, 필요에 따라 부분적으로 재건한다. 하지만 코끝 부분이 만곡돼 있으면 교정이 쉽지 않고, 자가연골이나 골을 부목으로 사용해도 대부분 휜 상태라 정위치를 확보하기 어려웠다. 게다가 생분해성도 떨어져 수술 후 염증이 생기거나, 제작물이 너무 두꺼워 비강이 좁아지는 단점이 있어왔다.

김도현 교수는 “3D프린팅을 이용해 만든 합성 미세구조 PCL삽입물은 얇은 두께로 성형이 가능하고, 생체적합성은 물론 적절한 강도와 봉합이 쉬워 수술 편의성이 높다”며 "앞으로 두개안면 재건분야에 폭넓게 활용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JAMA Otolaryngology-Head and Neck Surgery’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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