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19.02.26 15:16

김종대 의원과 한화 폭발사고 유가족 기자회견…1년 간 같은 공장서 '8명 사망'
"방산업체란 이유로 사고발생 2주 후에도 진상규명 안 돼"
사망사고 유족들, 기자회견장서 울부짖다 주저앉아

정의당 김종대 의원과 한화 대전공장 폭발사고 사망자 유족들은 26일 국회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책임자 엄벌을 촉구하며 고용노동부와 방위사업청을 규탄했다. (사진= 원성훈 기자)
정의당 김종대 의원(오른쪽에서 여섯번째)과 한화 대전공장 폭발사고 사망자 유족들은 26일 국회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책임자 엄벌을 촉구하며 고용노동부와 방위사업청을 규탄했다. (사진= 원성훈 기자)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정의당 김종대 의원과 한화 폭발사고 유가족들이 26일 국회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화 대전 공장 폭발 사망사고 책임자 엄벌'을 촉구하며 고용노동부와 방위사업청을 규탄했다. 

김종대 의원은 "방위사업체 근무 노동자 안전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고용노동부와 방위사업청의 진심어린 사과와 구체적인 재발방지대책을 요구한다"며 "그동안 방위산업이라는 이유만으로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결과, 방사청이 매년 실시하는 안전점검결과 모두 공개되지 않았다. 이런 '깜깜이 관리'가 한화의 안전불감증을 야기했다"고 질타했다.

한화 대전공장에서는 올해 2월 14일에는 로켓추진체에서 코어를 분리하는 과정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해 3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 지난해 5월에는 고체연료 충전 중 폭발사고로 5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 10개월 만에 8명이 숨지고 4명이 다친 셈이다.

이날 기자회견은 한화 대전공장 폭발사고 사망자 유가족 발언, 노동건강연대 박혜영 노무사 발언, 고 김태훈님의 아버지 김상국님의 기자회견문 낭독 순으로 진행됐다.

이들은 이날 "9개월 만에 또 3명 사망, 이번에도 죽음을 방치할 것이냐"며 울부짖었다. 이어 "대전에 있는 한화 공장에서 지난 2월 14일 끔찍한 사고가 일어났다. 3명의 청년 노동자가 목숨을 잃은 사고였다"며 "5살의 딸을 둔 31세의 청년노동자, 출근한지 한달밖에 되지 않은 24살 청년의 목숨과 꿈은 사라지고, 가족은 더 이상 그들을 볼 수 없게 됐다"고 흐느꼈다. 그러면서 "노동자가 행복한 나라가 맞느냐"며 "3명의 노동자의 목숨을 앗아간 한화 대전공장은 작년 5월 29일 5명의 노동자가 폭발사고로 사망한 장소"라고 규탄했다. 계속해서 "1년간 같은 공장에서 8명의 노동자가 죽었다"며 "이번에도 죽음을 방치할 것이냐"고 반문했다.

26일 국회정론관에서 '한화 대전 공장 폭발 사망사고 책임자 엄벌'을 촉구하며 기자회견문을 낭독하던 사망자의 유가족이 울부짖고 있다. (사진= 원성훈 기자)
26일 국회정론관에서 '한화 대전 공장 폭발 사망사고 책임자 엄벌'을 촉구하며 기자회견문을 낭독하던 사망자의 유가족이 울부짖고 있다. (사진= 원성훈 기자)

사망사고 유가족들은 기자회견문을 낭독하면서도 내내 흐느꼈다. 목이 매어 말을 제대로 잇지 못하던 사망사고 노동자의 어머니는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아 울부짖었다. 다른 유가족들도 모두 소리내어 흐느꼈다.

잠시 말을 잇지 못하던 유가족의 어머니는 "한화라는 대기업을 믿었다. 모든 안전장치가 제대로 돼 있는줄 알고 아들이 거기에서 일하길래 안심했었다"며 "그런데 그런 아들이 죽은 채로 돌아온 순간, 한화라는 회사를 믿었던 제가 얼마나 원망스러웠는지 가슴에 한이 맺힌다"고 절규했다. 아울러 "한화 폭발사고는 노동자 개인의 죽음을 넘어서, 대기업이 만연한 후진적으로 안전관리와 5명의 노동자 사망이라는 큰 아픔을 겪고도 위험을 방치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면서 "작년 사고 이후 노동부 특별근로감독으로 486건의 위반사항이 적발됐다"고 폭로했다.

특히 "특별근로감독에서 '근로자 안전·보건 총괄관리가 부재함'이라고 지적되었음에도 또 3명의 노동자 아니 우리 가족이 죽었다"며 "가장 큰 이윤을 얻지만 이윤을 위해 모든 '을' 을 희생시키는 대기업의 파렴치한 행위를 우리 사회가 더 이상 용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유가족들은 한화폭발사고에 대해 "사고 진상규명을 위한 조사와 안전조치 개선에 유가족과 유가족이 추천한 전문가와 노동자의 참여를 보장하라"면서 "연이은 사고에도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한 고용노동부 장관과 방위산업청장은 유가족에게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또한 "1년간 8명의 노동자를 죽인 한화 김승연 회장은 유가족에게 사과하고 유족 면담 진행하라"며 "기업과 정부의 사고의 책임자를 엄벌하라"고 메스를 가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는 정의당 김종대 의원을 비롯 노동건강연대·민주노총 대전본부·정의당 대전시당이 동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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