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19.03.04 13:39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광주과학기술원(GIST) 노동조합이 직원들을 대상으로 'GIST 내 감정노동 및 불합리한 근무환경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조사 문항은 내부 구성원으로부터 부당한 대우, 언어폭력, 공포심 조장 등 감정노동 또는 불합리한 근무환경을 경험한 적이 있는지 조사하는 것이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절반 이상의 직원이 GIST 내 구성원으로부터 사과 강요, 하대, 언어폭력 등 심각한 수준의 감정 노동을 경험한 것으로 밝혀졌다.

응답자 중 ‘그렇다’고 답한 비율이 높은 문항으로는, ‘내 잘못이 아닌데도 사과해야 했음(65%)’, ‘업무 중 하대를 받아 자존심 상했으나 대응하지 못함(58%)’ 등이 있었다.

특히 구성원으로부터 ‘반말‧비속어 경험(35%)’, ‘고성 경험(50%)’ 등 언어폭력을 당한 경우도 빈번한 것으로 드러나, GIST 내 감정노동의 심각성을 보여주었다.

실제로 “욕설을 하거나 반말로 전화함”, “화풀이를 하더니 갑자기 전화를 끊음”, “동료가 아니라 아랫사람처럼 무시함”, “내 잘못이 아닌데도 무조건 잘못했다고 해야 함”, “개인적인 일을 지시함” 등 구성원 간 기본적인 존중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답변이 많았다.

감정노동이 일상생활에 영향을 줄 정도로 심각함에도 불구하고 기관 차원의 공식적인 대응은 미흡했다.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힘들었던 감정이 퇴근 후에도 지속(59%)’되어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답했고 “업무에 대한 자긍심이 저하되고, 불면증을 겪는다.”는 답변도 있었으나,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GIST에서는 ‘위계를 이용한 감정노동이 발생해도 참고 넘어가는 분위기(54%)’라고 인식하고 있었다.

이충기 GIST 노동조합 위원장은  “심각한 수준의 감정노동 실태가 드러난 만큼, 기관 차원의 실효성 있는 대책을 요구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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