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19.03.04 16:40

"남북 협력한다면 독립 운동가 더 많이 발굴하고 후손들도 찾아 대접할 수 있을 것"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청와대를 방문한 해외 독립유공자 후손에서 고개 숙여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청와대를 방문한 해외 독립유공자 후손에게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4일 “과거 ‘친일을 하면 3대가 떵떵거리고 독립운동을 하면 3대가 망한다’는 말이 있었다”며 “그런 것을 바로 잡는 것이 해방된 조국이 해야 하는 일인데 부족한 점이 많았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해외 독립유공자 후손들을 초청해 오찬을 함께 하면서 “독립 운동가를 최대한 발굴하고 후손을 제대로 예우하려는 노력을 많이 하고 있으나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며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도 찾지 못한 독립운동가들이 많고, 독립운동가는 찾았지만 후손을 찾지 못해 서훈을 제대로 전하지 못한 경우가 1000명이 넘는다”며 “아마도 남북 관계가 앞으로 좀 더 발전해 함께 협력해 나간다면 독립 운동가를 더 많이 발굴하고 후손들을 찾아서 대접하고 하는 일을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또 “지금 한국은 봄이 시작됐다”며 “한국에 머무는 동안 행복한 시간이 되고 좋은 추억을 많이 만들어 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행사는 3·1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해외 거주 독립유공자들에게 국가를 위한 희생과 헌신에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표하고 독립유공자 가족으로서 어려움을 겪었을 후손들을 위로하고 격려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오찬에는 미국과 중국, 러시아, 카자흐스탄, 호주, 캐나다, 영국, 브라질에 거주하는 8개국 64명의 독립유공자들이 초청됐다. 특히 구한말 13도 연합 의병부대를 이끌고 항일 무장투쟁을 벌이다 순국한 의병장 허위 선생의 증손녀 허춘화 씨(러시아 거주·61)를 비롯해 외국인임에도 대한민국 독립을 위해 힘쓴 베델, 에비슨, 스코필드, 쇼, 톰킨스 선생의 후손도 참석했다.

경남 산청에서 독립운동을 주도하다 순국한 정문용 지사의 증손녀 김예서 씨(미국 거주·25)는 “공항에서 처음 한국 땅을 디딘 순간부터 유익하고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며 “서대문형무소, 역사박물관과 독립기념관을 방문해 증조할아버지를 포함한 많은 분들의 나라를 위한 희생정신과 애국심을 크게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무기 운반, 군자금 전달, 국내와 임시정부 간 연락 등을 통해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지원한 영국인 쇼 선생의 후손인 캐서린 베틴슨 씨(영국 거주 방계손녀·70)는 “100년이 지났음에도 쇼와 같이 불의에 대항하는 사람들을 도왔던 많은 애국자들을 기리고 있다는 것은 정말 놀라운 사실”이라며 “한국이 얼마나 멋진 나라가 됐는지 보는 것은 매우 감동적인 일”이라고 언급했다.

또 대한매일신보, 코리아 데일리뉴스를 발행해 일본 제국주의의 침략과 만행을 세계 각국에 알렸던 영국인 베델 선생의 후손인 수잔 제인 블랙 씨(영국 거주 손녀·64)는 이번 초청을 계기로 베델 선생의 유품을 국가보훈처에 기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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