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준영 기자
  • 입력 2019.03.04 18:39
PS Vita. (이미지제공=SIEJA)
PS 비타 (이미지제공=SIEJA)

[뉴스웍스=박준영 기자] 소니가 휴대용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 비타(PS Vita)'의 출하를 종료했다.

이로써 'PSP-PS 비타'로 이어진 소니의 휴대용 게임기 라인업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재팬아시아(SIEJA)는 지난 2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PS 비타 최신 모델인 'PCH-2000 ZA11(블랙)'과 'PCH-2000 ZA23(아쿠아블루)'를 '출하 완료'로 전환했다. 출하 완료는 기기 생산 및 출하가 완전히 종료됐음을 뜻한다.

지난 2011년 1월 '넥스트 제너레이션 포터블(NGP·Next Generation Portable)'라는 코드네임으로 처음 공개된 PS 비타는 '플레이스테이션 포터블(PSP)'의 정식 후계기다.

일본은 2011년 12월, 국내에는 2012년 2월부터 판매됐다.

2004년 출시된 PSP는 '게임보이'와 '게임보이 어드밴스', '닌텐도 DS'로 이어지는 라인업으로 20년 넘게 휴대용 게임기 시장을 지배한 닌텐도에 맞서 선전하며 게임 업계에 큰 인상을 남겼다. 닌텐도 DS(1억 5000만대)에 미치진 못했지만 PSP는 전 세계 8000만대 이상을 판매하며 주목받았다.

PSP는 경쟁기 닌텐도 DS보다 뛰어난 성능과 강력한 멀티플레이 기능을 자랑했다. 일본의 국민 게임으로 꼽히는 '몬스터 헌터' 시리즈 등 밀리언 킬러 타이틀의 가세도 PSP의 성공에 영향을 미쳤다.

PSP의 성공으로 인해 PS 비타는 공개 시점부터 많은 기대와 관심을 받았다.

2011년 SIEJA가 NGP를 처음 공개한 'PS 미팅 2011'에는 전 세계 1500명이 넘는 게임 관계자 및 미디어가 참석했다.

960×544 해상도에 5인치 OLED 멀티 터치스크린(1세대 기준), 와이파이 및 3G 네트워크 시스템 등을 장착한 PS 비타는 경쟁자 닌텐도 3DS를 압도하는 성능을 특징으로 내세웠다. 소니는 '궁극의 휴대용 엔터테인먼트 기기'임을 강조하며 야심차게 PS 비타를 시장에 내놨다.

그러나 여러 가지 악재와 판단 실수가 겹치면서 PS 비타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발매 초반 기기 공급에 차질을 빚었으며, 킬러 타이틀의 부재도 발목을 잡았다. PSP의 판매량을 견인한 몬스터 헌터가 닌텐도 3DS로 넘어간 것도 치명타였다.

'아이폰 쇼크' 이후 급격히 발달한 스마트폰 및 모바일 게임 시장도 PS 비타에 악영향을 미쳤다. 휴대성과 성능, 콘텐츠 모두 뛰어난 스마트폰으로 인해 PS 비타는 소비자에 외면받았다.

PS 비타에 대한 소니의 미흡한 지원도 문제였다.

소니가 거치형 콘솔 게임 시장 정상을 탈환한 PS4에 집중하면서 판매량이 부진했던 PS 비타는 사실상 버려졌다. 지나치게 비싼 전용 메모리 카드, 메모리마다 하나의 PSN에만 접속 가능하도록 제한한 점 등 이용상 불편함도 문제였다.

PS 비타는 8년간 판매량 1600만여대에 그치며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여야 했다. 경쟁기 닌텐도 3DS가 7400만대를 넘어선 것에 비하면 많이 초라하다.

PS 비타의 실패로 소니는 앞으로 PS4와 차세대 콘솔 게임기 개발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오다 히로유키 SIE 부사장은 지난해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PS 비타 후속기는 없다"고 말했다.

시대를 대표한 휴대용 게임기의 쓸쓸한 퇴장에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소니 혹은 다른 업체가 다시 한번 혁신적인 휴대용 게임기를 개발해 닌텐도 천하에 도전해보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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