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19.03.05 16:29
광안대교에 충돌한 러시아 화물선.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뉴스웍스=남빛하늘 기자] 부산 광안대교에 충돌한 러시아 화물선 선장 A씨가 사고 당시 음주상태였다는 정황이 포착됐다.

5일 부산해경은 "씨그랜드호의 선박항해기록저장장치(VDR) 등을 분석한 결과, 선장 A씨가 음주로 인해 판단 미숙 등으로 요트와 광안대교 등을 충돌하는 사고를 낸 것으로 판단된다"고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했다.

A씨는 사고 후 음주측정에서 혈중 알코올 농도 0.086%로 음주운항 단속기준(0.03%)을 훨씬 웃돌았지만, "술을 마신 건 맞지만, 충돌 사고 이후 스트레스로 꼬냑 1잔을 마셨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해경에 따르면 당시 씨그랜드호의 상황은 아수라장이었다.

지난달 28일 부산 남구 용호부두에서 출항한 씨그랜드호가 오후 3시 40분쯤 인근에 정박 중인 요트 등에 추돌하자, 씨그랜드호 조타실에서는 온갖 욕설이 난무했다.

씨그랜드호는 요트 추돌 후 부산 해상관제센터(VTS)와의 교신에서 "아무 말도 하지 마라"는 대화 후 "문제 없다(No Problem)"며 거짓 통보했다.

조타실에서는 선장의 지휘능력을 의심하는 대화가 계속됐다. 광안대교와 충돌하기 전인 오후 4시17분 쯤에는 1항사가 "XX, 배를 못 돌린다니까"라고 권고하는 음성이 녹음됐다. 그러나 선장은 이 권고를 수용하지 않았다.

해경은 "오후 6시 4분쯤 '이게 술의 결과다. 들어갈 때뿐만 아니라 절대로 안 돼'라는 선원의 말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현재 A씨는 해사안전법위반(음주 운항), 업무상과실선박파괴(요트 파손), 업무상과실치상(요트 승선원 상해) 등의 혐의로 구속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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