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19.03.09 07:20

1월 흑자 규모, 지난해 9월의 '4분의 1 수준' 급감
반도체 석 달째 큰 폭 감소…턴어라운드 시기 불투명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우리나라가 1월에도 경상수지 흑자를 시현하면서 연속 기록이 81개월로 연장됐다. 다만 반도체를 위시한 주요 품목의 수출 부진 영향으로 흑자규모는 9개월 만에 최소에 그쳤다. 특히 최근 수출이 지속 감소하면서 2년 연속 ‘수출 6000억 달러’를 비롯해 경상수지 흑자가 언제까지 이어질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지난 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월 경상수지는 27억7230만 달러 흑자를 시현했다. 81개월 연속 흑자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경상수지는 지난해 9월(110억1300만 달러)이후 꺾이는 추세다. 지난해 10월에는 93억4880억 달러로 100억 달러를 하회한 뒤 11월 52억2360만 달러, 12월 48억1930만 달러로 거의 반토막이 났다. 결국 올해 첫 성적표는 30억 달러선마저 무너졌다.

이 같은 흑자 규모 감소는 우리 경제를 이끌어온 수출에서 활력이 떨어지고 있는데 주로 기인한다. 1월 상품수지는 56억1000만 달러 흑자를 보여 지난해 2월 55억7000만 달러 이후 가장 작았다. 한은은 상품수지 흑자폭 축소 이유로 ‘반도체·석유제품 등 주력 품목 단가 하락’ 및 ‘중국·중동지역 수출 감소세 확대’를 꼽았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1월 수출은 463억25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5.9% 감소했다. 반도체 수출은 74억2000만 달러로 무려 23.3% 줄었다. 반도체는 글로벌 IT기업의 데이터센터 투자 연기·고객사 재고 정리 등으로 수요가 둔화되고 생산능력 확대·수요 부진 등에 따른 공급부족 해소로 단가가 내리면서 지난해 12월부터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석유제품 수출도 국제유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4.8% 줄어든 34억7000만 달러에 그쳤다.

또 1월 중국 수출액은 108억3000만 달러로 19.1% 감소했다. 반도체를 필두로 일반기계, 석유제품, 무선통신기기 등의 품목이 부진했다. 중동 수출은 14억3000만 달러로 26.3% 줄었다.

다만 2월에도 수출 여건이 녹록지 않아 경상수지의 대폭 회복은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2월 수출은 395억6000만 달러로 11.1% 감소했다. 설 명절 영향으로 조업일수가 줄었다지만 400억 달러마저 무너졌다. 특히 2월 반도체 수출은 67억7300만 달러로 24.8% 감소해 3개월 연속 하락했다. 정부가 “반도체 시장이 ‘상저하고’ 흐름 속에 하반기부터 안정화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으나 당장 1월과 2월 수출이 부진에 빠지면서 목표로 내세운 2년 연속 수출 6000억 달성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나마 위안거리는 2월 무역수지 흑자 규모가 31억 달러로 1월(13억4000만 달러)보다 다소 늘어난 만큼 상품수지 확대에 따른 경상수지 흑자 기록은 이어갈 것이라는 점이다. 또 중국인 관광객이 다소 회복세를 보이고 일본인 관광객도 호조를 이어가면서 만성적인 여행수지 적자가 향후 다소 개선세를 나타낼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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