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19.03.09 10:10

일본 '셀체크 자궁경부암' '파픽스' 등장에 국내서도 '가인패드' 출시
바이러스 검색만으로는 산부인과 조기진단 방식 대체하기 어려워

'셀체크 자궁경부암' 검사 개요도.
'셀체크 자궁경부암' 검사 개요도.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자궁경부암을 유발하는 바이러스를 가정에서 검사할 수 있는 상품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체외진단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를지 의견이 분분하다.

최근 일본의 시믹홀딩스 계열 시믹헬스케어는 자궁경부암의 원인이 되는 파필로마 바이러스(HPV: 인유두종바이러스)의 배송검사 서비스를 시작했다. 전용 키트를 사용해 여성이 집에서 검체를 채취한 뒤 검사기관에 보내면 전문가가 진단을 내려주는 방식이다. 세포와 분비물 등 검체는 주사기 형태의 검사기를 질내에 삽입해 채취한다.

‘셀체크(SelCheck)자궁경부암’이라는 이 상품은 판정결과를 양성, 음성, 측정불능으로 분류해 통지한다. 양성의 경우, 발암 고위험군인 16형 또는 18형 등 바이러스의 종류도 알려준다. 또 이들 양성자에겐 간호사 무료상담과 정밀검사를 위한 의료기관 검색 서비스도 제공한다.

가격은 7000~9000엔 정도. 현재는 기업과 건강보험조합이 마켓 대상이지만 4월부터는 전국 약국에 공급할 계획이다.

일본에서 출시된 파픽스.
일본에서 출시된 파픽스.

일본에선 이 서비스 상품이 나오기 전 같은 유형의 제품이 출시됐다. 제네틱라보라는 회사가 출시한 ‘파픽스(PAPIQSS)'가 그것이다. 마찬가지로 여성 스스로 검체를 채취해 검사기관에 보내는 형식이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TCM생명과학이 개발한 '가인패드'라는 제품이 소개됐다. 주사기 형태의 일본 제품과는 달리 생리대처럼 생긴 패드형이다. 질내 분비물이 흘러나와 패드에 묻으면, 이를 보관용기에 담아 검사기관에 우송한다. 몇 시간 패드를 차고 있어야 하는 불편함은 있지만 제품을 질내 삽입해야하는 거부감이 없다는 것이 장점이다. 국내 병원에서 실시한 임상시험 결과 98%의 정확도를 기록했다.

지난 4월 녹십자랩셀과 공급계약을 체결한데 이어 2월엔 산업통상자원부가 매년 선정하는 ‘차세대 세계일류상품 인증’을 받기도 했다.

국내에서 개발된 가인패드.
국내에서 개발된 가인패드.

하지만 이 같은 제품들이 소비자에게 얼마나 다가갈 지는 미지수다. 실제 암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암세포가 있는지를 확인하는 세포진 검사를 해야 한다. 암을 유발한다는 바이러스 검색만으로는 산부인과 조기진단 방식을 대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HPV는 여성의 30~50%에 이를 정도로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하지만 바이러스 감염 후 10~15년의 잠복기간을 거쳐 암으로 발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검사의 필요성은 있지만 위암을 유발한다는 헬리코박터처럼 보조검사 수준의 시장에 머물 것이라는 진단도 나온다.

HPV 체외진단 배송서비스가 여성수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기술력보다 마케팅과 병원과의 네트워크에 승패가 달렸다고 하는 말이 설득력을 갖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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