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장진혁 기자
  • 입력 2019.03.11 11:00

차등의결권 있는 글로벌 10개사, 지난 10년간 주당이익 287.1%·배당금 118.4% 증가

차등의결권 보유 기업 10개사 (자료=한경연)
차등의결권 보유기업 10개사 (자료=한경연)

[뉴스웍스=장진혁 기자]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은 차등의결권 보유기업 10개사와 미보유기업 68개사들의 지난 10년간 경영성과를 비교한 결과, 차등의결권을 보유한 기업들이 미보유 기업들에 비해 성장성·수익성·안정성을 나타내는 경영지표 항목들에서 더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고 11일 밝혔다.

한경연은 지난해 3월 시가총액 기준 글로벌 Top 100대 기업들 중에서 비금융기업 78개사를 대상으로 차등의결권 보유기업 10개사와 미보유기업 68개사들의 지난 10년('08∼'18)간 경영성과를 비교했다.

차등의결권이 주주권익을 훼손한다는 일부 주장과 달리, 차등의결권 보유기업의 주주들은 미보유기업 주주보다 더 많은 배당수익과 주당이익 증가율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대상 기업들이 모두 글로벌 시총 최상위에 랭크된 상장사들인 만큼 경영진에게 미래 장기투자에 집중할 수 있게 해주는 지배구조와 헤지펀드들의 무분별한 공격으로부터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게 해주는 수단을 확보한 것이 경영성과를 가른 요인들 중 하나로 평가된다.

2008년 대비 2018년 경영성과 비교(%) (자료=한경연)
2008년 대비 2018년 경영성과 비교(%) (자료=한경연)

차등의결권 보유 기업의 지난 2018년 경영지표들을 살펴보았을 때 10년 전보다 성장성, 수익성, 재무안정성 등 대부분의 경영 항목에서 미보유 기업들보다 더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특히 R&D 투자의 경우 차등의결권 보유기업은 358.4% 증가한 반면 미보유 기업은 92.5% 증가에 그쳤다. 차등의결권 미보유 기업들은 10년 전보다 성장성, 수익성은 소폭 늘었지만 부채비율이 178% 늘면서 재무구조 안정성이 크게 훼손됐다.

2008년 대비 2018년 주주이익 실현 비교(%) (자료=한경연)
2008년 대비 2018년 주주이익 실현 비교(%) (자료=한경연)

차등의결권 보유 기업들은 배당금 규모와 희석주당이익도 큰 폭으로 늘면서 주주에게 이익을 실현해줬다. 배당성향은 당기순이익이 급증하면서 10년 전보다 14.7% 감소했다. 차등의결권 보유 기업들은 높은 수익과 안정된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자사주 매입을 늘리면서 주주들이 보유한 주식의 보유 가치도 높이는 데 주력했다.

유환익 한경연 혁신성장실장은 "지난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외국인 투자 확대를 위해 경영권 방어 수단들이 상당수 제거됐다"며 "우리 기업들에 대한 해외 헤지펀드들의 공격이 거세지는 만큼 차등의결권, 포이즌 필 도입 등 국내외 행동주의 펀드에 대한 대책을 본격적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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