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19.03.11 15:09

선종 당시 통장 잔고는 0원

故(고) 조비오 신부. (사진=MBC 방송 캡처)
故(고) 조비오 신부. (사진=MBC 방송 캡처)

[뉴스웍스=남빛하늘 기자]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재판에 故 조비오(본명 조철현) 신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전 전 대통령은 5·18 광주 민주화 운동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는 조 신부를 회고록에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 언급해 검찰에 기소됐다.

23년만에 전 전 대통령을 법정에 세운 조 신부는 1938년 광산구 본량면에서 태어나 광주가톨릭대학을 졸업하고 1969년 사제 서품을 받았다.

그는 1980년 5·18 광주 민주화 운동에서 광주대교구 윤공희 대주교의 위임으로 천주교를 대표해 수습위원회로 활동했다. 5·18 광주 민주화 운동 이후 신군부의 보복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 내란음모 사건에 엮여 옥고를 겪었다.

이후 조 신부는 5월 광주의 진상규명에 적극 나섰다. 그는 초대 5·18기념재단 이사장을 지냈고, 1989년 국회에서 열린 5·18 청문회에서는 직접 본 참상을 생생하게 증언했다.

청문회에서 조 신부는 "헬리콥터 기총소사는 너무도 엄연한 사실"이라며 "지상에 있는 시민들이 공중에 대해 아무런 공격을 가하지 않는 상태에서 공중에서 사격을 가하는 것은 자위권 발동이라고는 볼 수 없다"고 헬기 사격 이야기를 꺼내기도 했다. 

또한 그는 2년 전 미리 작성한 유언서를 통해 "도서와 유품을 소화자매원에 기증해 달라. 몸 안 장기는 아픈 환자를 위해 써 달라"고 당부했다. 한평생 기부와 나눔으로 살아온 조 신부의 선종 당시 통장 잔고는 '0원'이었다. 

한편, 전 전 대통령은 헬기 사격을 증언한 조 신부를 회고록에서 '가면을 쓴 사탄'이라며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 매도해 2017년 4월 조 신부의 조카 조영대 신부에게 고소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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