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19.03.12 12:02
(사진=YTN 뉴스 캡처)
(사진=YTN 뉴스 캡처)

[뉴스웍스=남빛하늘 기자]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나선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을 '김정은 수석대변인'에 빗대 언급해 파장이 일고 있다.

나 원내대표는 12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북한에 대한 밑도 끝도 없는 옹호와 대변 이제는 부끄럽다"며 "더 이상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는 낯뜨거운 이야기를 듣지 않도록 해주시라"고 말했다.

그의 발언이 나오자마자 여당 의원들은 삿대질과 고성으로 강력하게 반발했다.

나 원내대표는 계속 이어 발언하려 했으나 너무 고성이 심하자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다시 멈췄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이철희 원내수석부대표는 단상 앞으로 나와 "그만하세요!"라며 항의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책상을 내리치며 "경청하라"고 반복했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연설을 계속하라고 했으나, 정양석 한국당 원내수석부대표는 민주당을 가리키며 조용히 좀 시켜줘야지 않냐고 요구했다. 그러나 민주당 의원들은 한목소리로 항의하며 멈추지 않았다.

이번엔 문 의장이 정숙을 요구하는 정 원내수석부대표에게 큰소리를 내자 이번엔 한국당 의원들이 반발하기도 했다. 표창원 민주당 의원은 일어나서 "사과하세요"를 반복했다.

뒤이어 권성동 한국당 의원이 뛰어나와 항의하자 강병원 민주당 대변인과 이철희 원내수석부대표가 막아서는 등 일부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결국 문 의장이 여당을 향해 "참고 들어주라"고 주문했고, 나 원내대표는 연설이 중단된지 약 25분 만에 연설을 다시 시작했다.

문 의장은 "내가 보기엔 상당히 논란의 발언을 하셨다"라면서도 "아무리 말이 안 되는 소리라도 경청해서 듣고 타산지석으로 배워야 한다. 조용히 마무리할 수 있게 귀를 열고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최종적 판단은 국민들이 해주는 것이다. 청와대 스피커라는 소리도 듣고 의장도 참았다"라며 지난해 김성태 전 한국당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연설을 언급하기도 했다.

한편,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한국당 나 원내대표의 '문 대통령은 김정은 수석대변인' 발언과 관련, "국가 원수 모독죄에 해당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교섭단체 대표 연설 뒤 열린 의원총회에서 이같이 말하며 "저런 의식과 저런 망언을 하는 사람들이 집권할 일은 결코 다시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정치적으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며 "당 차원에서 법률적 검토를 거쳐 나 원내대표를 국회 윤리위원회에 회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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