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손진석 기자
  • 입력 2019.03.13 04:00

의결자문사 글래스 루이스, '현대차 주총, 사측 안에 찬성해야' 주주들에 권고

(사진=손진석 기자)
(사진=손진석 기자)

[뉴스웍스=손진석 기자] 현대자동차는 오는 22일 올해 1분기 주주총회가 예정돼 있다. 이번 주총에서 시장의 관심은 현대차·현대모비스와 헤지펀드 엘리엇과의 표 대결에 몰려있다.

엘리엇이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에 주당 2만1967원을 현금배당해야한다며 압박하자,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주당 3000원 현금배당을 제시한 상태다.

현대차는 지난달 27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CEO 인베스터 데이’를 개최하고 주주, 애널리스트, 신용평가사 담당자 등을 대상으로 중장기 경영 전략 및 중점 재무 전략을 공개했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주주환원·책임경영 강화’ 등 경영전략을 공개하며 엘리엇의 공세에 맞섰다.

또한, 현대차는 상품 경쟁력 강화와 산업 패러다임 변화 대응을 위해 연구·개발(R&D)과 미래 기술 분야 등에 향후 5년간(2019년~2023년) 총 45조3000억원을 투자하고, 2022년까지 자동차 부문에서 영업이익률 7%, 자기자본이익률(ROE) 9%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약 14조원~15조원 수준의 필수 유동성을 지속 확보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경영활동에 필요한 최소 운전자본과 함께 매년 1조원 수준 이상의 시장친화적 배당을 위한 적정 재원 확보가 필요하다고 전망한 것이다.

앨리엇은 다음날인 28일 현대모비스와 현대차 주주들에게 자신들의 주주제안을 지지해달라는 내용이 담긴 서한을 발송했고, 이어 이달 4일에는 22일 예정되어 있는 두 회사의 정기주총에서 의결권 대리행사를 권하는 서한을 두 회사의 주주들에게 각각 보냈다.

엘리엇은 이 서신을 통해 현대차가 지난해 기록한 당기순이익 1조6450억원의 3.5배가 넘는 배당금을 요구한 상태다. 현대모비스는 엘리엇의 주주제안과 이에 대한 주주 상대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에 반대한다고 7일 공시했으며, 엘리엇이 요구하는 배당은 미래경쟁력 확보를 저해하고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훼손할 우려가 크다고 밝힌 바 있다.

금융권에서는 엘리엇이 2017년 말부터 경영권 승계를 앞둔 현대차그룹에 집중 투자한 이후 주가가 하락해 투자손실이 커지자 이를 만회하기위해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에 과도한 배당을 요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같은 싸움에서 글로벌 의결권 자문기관인 글래스 루이스는 현대차 주주총회에서 회사 측 제안에 찬성하기를 주주들에게 권고했다. 이른바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지 말라'는 말이다.

이에따라 현대차 입장에서는 엘리엇과의 표 대결에서 보다 유리한 고지에 선 셈이다. 글래스 루이스는 현대차가 제안한 보통주 1주당 3000원 지급에 찬성하고, 엘리엇이 제안한 보통주 1주당 2만1967원에는 반대할 것을 권고했다.

글래스 루이스는 자문보고서에서 “대규모 일회성 배당금을 지급해 달라는 제안에 대해 주주들의 지지를 권고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며 “빠르게 달라지는 자동차 산업의 특성을 고려할 때, 현대차의 경쟁력과 수익성을 높이려면 상당한 연구개발(R&D)과 잠재적 인수합병(M&A) 활동이 요구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글래스 루이스는 또 현대차와 엘리엇매니지먼트가 각각 제시한 사외이사 선임안건에 대해서도 현대차가 추천한 3명의 사외이사 후보에 대해서 모두 ‘찬성’을 권고했다.

그러나 엘리엇이 제안한 후보는 모두 반대했으며, 사외이사 후보를 감사위원으로 선임해야 한다는 요구에 대해서도 모두 반대를 권고했다.

한편, 글래스 루이스는 현대차의 재무제표 승인 안건에 대해선 반대 의견을 냈다. 감사보고서 등 감사 완료에 대한 명확한 공개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아울러 글래스 루이스는 회사가 제안한 사내이사 후보인 이원희 사장과 알버트 비어만 사장에 대해서도 “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겸직하고 있고, 이사회 독립성이 부족하다”면서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다만 정의선 수석부회장 현대차 대표이사 선임 안건에 대해서는 반대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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