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19.03.13 14:24

연세대치대 보철과 이재훈 교수팀, 동물실험 통해 입증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당뇨병 환자에겐 치아 임플란트 시술을 잘 권하지 않는다. 임플란트가 주변 뼈에 제대로 뿌리를 내리지 못하거나 염증이 생겨 무너져 내리기 때문이다.

연세대치대 이재훈 교수팀(사진·보철과)이 당뇨환자의 임플란트 성공률이 낮은 원인을 밝혀내고, 쥐실험을 통해 가설을 입증했다고 13일 밝혔다. 

연구팀은 HIF-1α라는 전사인자의 기능에 주목했다. HIF-1α는 사람의 몸에서 나오는 물질로 혈관이나 뼈 형성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주로 골절을 당했을 때 치유되는 과정에서 발현된다.

당뇨환자의 경우 혈당이 높아 HIF-1α의 발현이 안정적이질 못하다. 연구팀은 당뇨환자의 체내에 HIF-1α가 필요한 양 만큼 축적되지 않는다면 이를 외부에서 공급하면 난제를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가설을 세웠다.

연구팀은 쥐를 4개군으로 나눠 실험에 착수했다. HIF-1α로 표면처리한 임플란트와 하지 않은 임플란트를 정상군과 비정상군, 그리고 당뇨군과 비당뇨군으로 나눠 매립한 뒤 임플란트 표면의 골접촉(Bone to Implant Contact)과 골량(Bone Volume)을 상호 비교했다.

골 접촉은 뼈와 임플란트의 결합 여부를, 골량은 임플란트가 얼마나 뼈에 안정적으로 지지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실험 결과, 정상군은 물론 당뇨군에서도 HIF-1α의 표면처리가 임플란트의 뼈 유착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보면 HIF-1α를 표면처리한 정상군에선 55%, 또 당뇨군에선 38%로 높은 반면, 비처리군은 각각 45%와 18%로 낮게 나타났다.

골량의 경우에도 각 그룹에서 50%, 50%, 47%, 28%인 것으로 조사됐다. 당뇨환자라도 HIF-1α를 표면처리한 임플란트를 사용하면 정상군에 근접할 정도로 좋은 치료성적을 보여준다는 사실을 보여준 것이다.

이번 연구에 활용한 새로운 약물전달 방법도 관심을 끌었다. 연구팀은 HIF-1α가 세포막을 투과해 핵에 도달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감안해 단백질 전달기술 PTD(protein transduction domain)를 활용했다. 이 방법은 세포막 투과가 어려운 약물이나 조절 단백질을 효과적으로 세포 내부로 전달해 타깃 유전자를 원하는 방향으로 발현시킬 수 있다는 잇점이 있다.

이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당뇨환자들도 안심하고 임플란트 시술을 받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의학학술지인 ‘Molecules’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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