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19.03.13 14:48

코웨이CS닥터노조 "매각 앞두고 A/S발생건수 줄이라고 지침 내려"
"무거운 제품 옮기다 다쳐 출근 못하면 퇴사 강요…노동자 소모품 취급"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가전통신서비스 노동조합과 코웨이CS닥터노동조합 및 민중당 김종훈 의원은 13일 국회정론관 기자회견을 열어 MBK와 코웨이, 웅진을 비난했다. (사진= 원성훈 기자)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가전통신서비스 노동조합과 코웨이CS닥터노동조합 및 민중당 김종훈 의원은 13일 국회정론관 기자회견을 열어 MBK와 코웨이, 웅진을 비난했다. (사진= 원성훈 기자)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가전통신서비스 노동조합과 코웨이CS닥터노동조합 및 민중당 김종훈 의원은 13일 국회정론관 기자회견을 통해 "MBK와 코웨이, 웅진이 직원들을 소모품 취급한다"고 성토했다. 

이들은 "경영실패로 2013년 코웨이를 매각한 웅진은 다시 코웨이 인수를 위해 2조원에 가까운 자금을 무리하게 조달했는데 자체적으로 마련한 4000억원을 제외하고 나머지 1조6천억원이 외부에서 빌려온 자본"이라며 "웅진씽크빅이 코웨이 지분의 22%를 인수 시 부채비율은 247%에 이르고, 지분의 27%를 인수 시에는 부채비율이 330%나 되므로 향후 원금과 이자를 정상적으로 상환할 수 있을지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웅진은 스틱인베스트먼트에서 5000억원, 한국투자증권에서 1조1000억원을 끌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결국 웅진씽크빅은 천문학적인 인수금융 빚을 갚기 위해 코웨이 당기순이익의 대부분을 고배당으로 가져갈 것"이라며 "따라서 회사 발전을 위한 연구개발투자 여력이 없고, 회사를 발전시켜온 저희 설치 수리서비스 노동자와 직원들의 임금과 노동조건도 후퇴할 우려가 크다"고 질타했다.

아울러 "한편 MBK파트너스는 매년 2000억원 이상의 배당금과 코웨이 주식 매각차익 등으로 총 1조원의 이익을 남겼다"며 "이런 막대한 이익이 발생하고 있음에도 MBK로 매각된 이후 설치·수리 서비스노동자들은 실질임금상승이 단 한 차례도 없었다"고 폭로했다.

또한 "사측은 매각을 앞두고 비용절감을 위해서 제품 A/S발생건수를 줄이라는 지침을 내려서, 고객에겐 불편을 초래하고 설치 서비스노동자들은 공짜노동을 해야 하는 상황을 발생시켰다"며 "게다가 개인평가 제도를 통해 내부 갈등까지 부추기고 있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이들은 '건강 위해성'도 거론했다. "무거운 제품(의류 관리기·안마의자·반신욕기)을 취급하고 반복적인 업무로 근골격계 질환과 유사한 허리디스크, 목디스크, 손목터널증후군 등 질환이 빈번하게 발생되고 있다"며 "회사는 이러한 재해로 출근조차 하지 못하는 CS닥터들에게 자진 퇴사를 강요하는 비인간적인 태도로 노동자를 소모품으로 취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상황이 이 지경인데도 MBK는 회사의 남은 이익마저 배당으로 쓸어가고 있다"며 "피땀 어린 노력으로 생활가전 업계 1위를 달성시킨 직원들에게는 아무런 보상도 없고, 노동자에게 제공해야 할 기초적인 권리조차도 외면한 채 먹튀 행각을 보이고 있다"고 힐난했다.

이에 더해 "코웨이는 임직원 및 자회사와 특수고용 노동자 등 모든 노동자들의 헌신과 희생, 고객의 사랑으로 성장해 왔다"면서 "기업은 주주의 노력만으로 성장한 것이 아니며 기업의 운명을 주주의 뜻대로만 좌지우지해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매각과정에는 노동조합의 참여와 임직원의 고용과 근로조건이 보장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마지막으로 이들은 "코웨이 성장의 주역인 코웨이CS닥터 노동조합은 1,500 조합원 및 임직원을 대표해서 MBK, 코웨이, 웅진 모두에게 아래 요구안을 제시한다"며 7개항의 '요구안'을 제시했다.

△ 회사는 코웨이CS닥터 노동조합을 인정하고 매각에 따른 고용안정 협약서 체결 등에 관한 단체교섭에 즉각 임할 것. △ 코웨이는 CS닥터들을 특수고용노동자가 아닌 직접 고용노동자로서 지위를 인정하고, 각종 법정수당 및 퇴직금을 지불할 것. △ 회사는 회사발전전망을 제시하고, 매년 사업계획 작성 시 조합과 성실히 협의한다. 향후 3년간 총매출액 평균의 최소 2%를 기술·교육, 신규투자 및 인력확충을 위해 투자한다. △ 회사는 CS닥터를 비롯한 전 직원의 고용, 노동조건, 계약관계 등 기존권리를 승계한다. △ 회사는 근로조건 변경시 조합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하며, 불이익한 변경의 경우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 해당 조합의 동의권을 인정한다. △ 코웨이 매각 관련 스틱인베스트먼트와 한국투자증권의 투자금액 및 투자조건, MBK의 남은 권리 여부 등에 대해 노동조합에게 투명하게 공개한다. △ 코웨이를 통해 고배당, 매각차익 등으로 1조원의 수익을 올린 MBK는 수익의 10%(1천억원)를 CS닥터와 직원들에게 분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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