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지훈 기자
  • 입력 2019.03.14 15:36

효성 추천 사외이사·감사위원 선임에는 반대

현대차그룹 양재동 사옥 전경. (사진제공=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 서울 서초구 양재동 사옥 전경. (사진제공=현대차그룹)

[뉴스웍스=박지훈 기자] 국내 주요 기업의 대주주인 국민연금이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미국계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와 표 대결을 벌이고 있는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에 힘을 실어줬다. 현대차가 제안한 주총 안건에 대해 모두 찬성한 반면 높은 배당을 요구하고 경쟁사 현직 최고경영자(CEO)를 사외이사로 제안한 엘리엇의 안건에는 반대한 것이다.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는 14일 오전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효성 정기 주주총회 안건의 의결권행사 방향에 대해 심의,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수탁자책임위는 현대차와 현대모비스가 올린 주총 안건 제안에 대해 찬성했다. 먼저 이익잉여금처분계산서(배당) 승인 건에 대해서는 엘리엇의 배당수준이 과다하다고 판단, 사측 제안에 찬성 입장을 밝혔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보통주 1주당 4000원의 배당 방안을 발표한 반면, 엘리엇은 현대차 1주당 2만1976원, 현대모비스 1주당 2만6399원의 고배당을 요구한 바 있다. 

사외이사 선임 건에 대해서도 엘리엇 추천 후보에 반대했다. 경쟁사의 현직 CEO를 사외이사로 둘 경우 이해 상충, 기술 유출, 경영간섭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있어서다.

앞서 엘리엇이 현대차에 제안한 로버트 랜달 맥귄 후보는 수소연료전지 사업을 영위하는 발라드파워시스템의 회장직을 맡고 있고, 현대모비스에 제안한 로버트 알렌 크루즈 후보는 중국 전기차 업체인 카르마 오토모티브의 최고기술경영자(CTO)직을 역임하고 있다.

다만 사내이사 재선임 건(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에 대해 찬성으로 결정했지만 특정 일가의 권력집중 등에 대한 문제 제기 등으로 소수 반대 의견도 있었다.

수탁자책임위는 기아차 주총 안건에 있어서도 사측 제안에 찬성 입장을 밝혔다. 정의선 수석부회장과 박한우 사장 등 현 사내이사의 재선임 건은 찬성한 반면 남상구의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회 재선임 건은 반대했다. 한전 부지를 매입할 당시 사외이사로서 감시의무를 소홀히 했다는 이유를 들었다.

한편 효성이 추천한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후보에 대해서는 반대했다. 효성은 손병두, 박태호 등 사외이사 재선임과 최중경 현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등을 제안했지만 수탁자책임위는 후보들이 회사의 분식회계사건 발생 당시 사외이사로서 감시의무를 다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반대 입장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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