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임원 "피해보상하려 했는데 산업은행이 반대"
대우조선 임원 "피해보상하려 했는데 산업은행이 반대"
  • 원성훈 기자
  • 승인 2019.03.15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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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3사 하도급 피해대책위, '하도급 갑질 문제 해결' 촉구
"현대중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반대…'갑질문제' 더 심각해질 것"
조선3사하도급갑질피해하청업체대책위원회와 정의당 추혜선 국회의원(오른쪽에서 3번째) 및 시민단체들은 15일 국회 정론관에서 '하도급 갑질문제 해결 없는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 반대'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 원성훈 기자)
조선3사 하도급갑질피해하청업체대책위원회와 정의당 추혜선 국회의원(오른쪽에서 세 번째) 및 시민단체들은 15일 국회 정론관에서 '하도급 갑질문제 해결 없는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 반대'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 원성훈 기자)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조선3사 하도급갑질피해하청업체대책위원회와 정의당 추혜선 국회의원 및 시민단체들은 15일 국회 정론관에서 '하도급 갑질문제 해결 없는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산업은행과 정부여당에 대해 인수합병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이들은 "대우조선해양이 공정위로부터 2차례 하도급법 위반 사실로 제재를 받았지만, 사실 인정조차 하지 않고 사과나 재발방지를 약속하지 않고 있으며, 피해보상은 하지 않은 채 공정위 제재에 대해 행정소송으로 대응하려 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대우조선해양은 산업은행의 반대로 피해보상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하고,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이 반대하고 있다고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윤범석 대우조선해양 피해대책위원장은 지난 6일과 7일 대우조선해양 임원을 만나 "대우조선해양은 임원회의를 통해 피해보상을 추진하려 했으나 산업은행의 반대로 추진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또한, 이들은 정부·여당을 향해 "이 임원의 발언에 대한 진상규명을 하라"며 "사실로 밝혀질 경우 산업은행장을 문책하고, 문제해결에 적극 나서라"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인수합병 과정에서 하도급 관계에서 수요독점이 발생하므로 갑질이 더욱 횡행하게 될 것"이라며 "공정위가 기업결합을 불허해달라"고 촉구했다.

특히 "조선업 불황을 맞아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은 일제히 하도급업체에게 단가후려치기를 강요하여 손실을 전가해 왔다"며 "대기업 조선3사는 근로자파견법을 위반해 사실상 인력파견업체에 불과한 하도급업체를 불법적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일갈했다.

이들은 구체적인 피해사례도 거론했다. "선작업-후계약 방식으로 계약서류 등을 교부하지 않는 관행이 만연해 있다"며 "계약서류에 하도급대금 산정을 위한 산정식과 물량, 단가, 시수산정방법, 표준품셈 등이 누락돼 있어 깜깜이 계약을 할 수 밖에 없다"고 질타했다.

한편, 추혜선 의원은 "그동안 산업은행과 정부·여당은 '대우조선해양의 주주이긴 하지만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은 안 된다'면서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해 비판을 받았는데, 알고 보니 적극적이었다"며 "적극적으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해 갑질 문제 해결을 가로막아 왔던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정부가 나서 진상을 규명해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에게 책임을 묻고, 지금 즉시 피해업체들에 대한 피해보상을 시작해야 한다"며 "이 문제를 그대로 둔다면 공정경제에 대한 문재인 정부의 의지와 진정성을 누가 믿을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계속해서 "더구나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을 인수하게 되면 조선업계의 갑질 문제는 더 심각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면서 "부품 수요자인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이 합쳐져 하나의 거대 조선사가 되면 협력업체들과의 거래에서 조선사가 갖는 우월적 지위는 더 공고해질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 "말로는 아무리 갑질하지 않겠다고 하더라도 협력업체들은 더 눈치를 봐야 하고 조선사는 더 쉽게 갑질할 수 있는 구조가 된다"고 덧붙였다.

추 의원은 공정위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공정위는 기업결합심사를 앞두고 수요독점의 문제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오히려 협력업체 중복을 해소해 효율성이 높아지고 더 낮은 비용으로 선박을 만들 수 있다는 게 공정위 담당자의 시각"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무엇을 위한 효율성이냐, 중소기업들을 죽이고 대기업이 더 많은 수익을 올리는 것이 문재인 정부가 추구하는 효율성이냐"고 따져 물었다.

그는 "갑질경제구조를 뜯어고치려면 먼저 과거의 갑질을 반성하고 피해 보상을 해야 한다"며 "그것을 가로막는 행위가 있었다면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더해 "가장 확실한 재발 방지 대책은 갑질이 발생하기 어려운 산업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공정위가 기업결합심사를 통해 수요독점과 갑질문제를 엄격히 다뤄달라"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대우조선해양의 갑질 피해 보상과 매각 과정에서 정부가 취하는 태도가 문재인 정부 공정경제의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고 말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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