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지훈 기자
  • 입력 2019.03.15 14:37

"유통, 경쟁 치열한데다 업황도 나빠 한 푼 아쉬워"

[뉴스웍스=박지훈 기자] 카드업계가 가맹점 수수료 인상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유통 및 통신업계와 협상 2라운드를 맞이하고 있다. 유통에 비해선 ‘우위’, 통신과는 ‘접전’이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15일 대형마트와 백화점, 유통업계에 따르면 카드사들은 지난달 중순 이들 업계에 대한 가맹점 수수료를 기존 1.8~1.9%대에서 2%대 초반으로 인상하겠다고 통보했다. 하지만 수수료 인상을 요구받은 업체들은 수용 의사가 없다는 입장이다.

대형마트 업계 1위 이마트는 이번 수수료율 인상에 대한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고 판단, 수용 불가 의사를 카드사들에 통보했고 신세계백화점 역시 같은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드업계는 현대·기아차와의 수수료 협상과정에서 계약해지 상황까지 몰리다 결국 현기차가 제안한 조정안을 마지못해 받아들이는 '치욕'을 당했다.

임박한 유통업계와의 협상에서는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유통업계는 국내 자동차시장의 65~70%가량을 점유하며 독과점적 지위를 가진 현기차와 달리 경쟁시장에 있으며 최근 업황도 나빠 매출 한 푼이 아쉬운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모 카드사 관계자는 “대형마트 시장에서는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고 최근 창고형 마트로의 고객 유출 등이 심화된 상황이며 현대, 신세계, 롯데 등 백화점 업계는 업황이 나쁘다”며 “고객 대다수가 카드를 사용하는 시장에서 고객 혜택을 외면하고 계약해지라는 배수진을 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통신업계와의 수수료 협상에선 카드사가 쉽지 않다는 전망도 관측된다. 대체로 고객들은 24개월 내외의 할부로 단말기를 구매하고 자동이체 등으로 연체율도 낮다. 카드사가 다른 가맹 업종에 비해 안정적으로 손쉽게 수익을 올릴 수 있어 수수료 인상 명분이 약할 수밖에 없다.

다만 카드사와 유통·통신업계의 수수료 협상은 생각보다 오래 걸릴 것으로 예측된다. 현기차는 우월한 협상 위치에서 ‘계약해지’라는 최후통첩 카드를 쓸 수 있어 단기간 내 협상을 마무리 지었지만 유통 및 통신업계와의 협상은 이전 사례에서 보듯 상당 시간이 걸렸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통신사들은 수월한 계약과 결제를 위해서는 카드사와의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하고, 카드사도 안정적인 수입원에 대해 일방적인 수수료 입장을 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조기에 협상이 끝나기보다는 서로의 입장을 확인하면서 적당한 시기에 양자가 수수료율을 조율하며 타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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