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 칼럼] 메이커의 자동차 편의장치 극대화, 중소기업의 먹거리 없앤다
[김필수 칼럼] 메이커의 자동차 편의장치 극대화, 중소기업의 먹거리 없앤다
  • 왕진화 기자
  • 승인 2019.03.19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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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 교수)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 교수)

자동차에 포함되는 각종 옵션은 자동차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고 충성고객을 유지하는 큰 효과가 있다. 특히 요즈음과 같이 소비자의 자동차 평가가 한두 가지 요소가 아니라 종합적으로 감각적으로 판단한다는 측면에서 더욱 가성비 높은 이미지가 되도록 노력하는 것은 당연한 움직임이다. 자동차 디자인이나 연비, 가격, 내구성 등 유지비, 각종 옵션 등이 조합되어 전체적으로 평가하는 게 최근 소비자의 소비 형태다. 메이커 입장에서는 고연비 특성을 기본으로 갖춘 채 국제적으로 환경 요소가 가미되고 소비자의 목소리까지 반영하려면, 그 어려움은 말로 할 수 없이 커지기 마련이다. 이러한 요소 중 가성비를 크게 높이는 촉매 역할이 바로 가격은 크지 않으면서 소비자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자동차 용품, 특히 편의장치의 가미라 할 수 있다.

최근 현대·기아차의 경우는 이러한 자동차 용품의 내장이 많이 진행되고 있다. 수입차의 경우는 국가별 옵션이나 특성이 다른 관계로 공통 옵션의 경우만 탑재를 하고 국가별 옵션은 특별히 큰 시장이 아니면 배제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물론 우리나라의 경우 고급 수입차 시장이 워낙 크고 풀 옵션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 고급 옵션이 탑재된 수입 차종이 많다. 국산차도 가격적 고민을 하면서 각종 옵션으로 소비자의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한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더욱 국산차를 중심으로 자동차 용품성격이 큰 편인 옵션의 탑재가 늘고 있다.

대표적인 경우를 살펴보자. 우선 하이패스 기능이다. 고속도로 톨 게이트에서의 요금정산을 위하여 정지하지 않고 바로 통과할 수 있는 하이패스 기능은 효과도 크고 에너지 효율적인 측면은 물론 시간적 소모도 줄일 수 있어 1석 3조의 효과가 있다. 특히 대부분의 톨 게이트에는 요금을 받는 형태보다는 자동으로 결제하는 하이패스 기능이 더욱 늘어났다고 할 수 있다. 고속도로 등을 자주 운행하는 차량은 이제 하이패스 기능은 기본으로 갖추고 있을 것이다. 이러한 하이패스 기능은 대부분 자동차 애프터마켓에서 중소기업 중심의 다양한 종류가 판매되어 상당수가 보급된 편의장치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어느 시점에서 국내 메이커가 백미러에 내장된 기본 품목으로 내세우면서 모든 차량에 탑재돼있기 시작했다. 이러다보니 전제 국내 점유율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현대·기아차에는 모두 이 기능이 탑재되면서 일반 중소기업 제품은 시장에서 판매가 급감했다고 할 수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굳이 별도로 구입하여 탑재하는 번거로움을 피할 수 있어서 편하게 소비자를 고려하는 측면에서 좋은 사례로 보일 수 있으나 이를 초기부터 제작하고 개선하여 개발 판매한 중소기업의 경우는 졸지에 일자리가 없어지는 아픔을 감내해야 한다는 것이다.

유사한 사례가 내비게이션도 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이 경우는 조금은 다르다고 할 수 있다. 메이커가 선택 옵션으로 탑재하였으나 업그레이드의 불편과 해상도의 한계성으로 수입차는 물론 국산차의 경우도 도리어 대시보드 위에 얹는 애프터마켓용 내비게이션이 인기를 끌면서 중소기업 제품이 위력을 떨쳤고 한 세월을 호령했던 사례다. 그러나 현재는 휴대폰의 실시간적 네비게이션 시스템의 활용으로 소비자들은 따로 굳이 구입하지 않고 휴대폰을 많이 활용하고 있다. 도리어 휴대폰 거치대가 더욱 필요한 지경에 이르렀다.

세 번째 사례는 바로 하이패스와 같은 사례가 또 다시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바로 영상 블랙박스다. 최근 현대·기아차는 모든 차종에 영상 블랙박스를 기본적으로 내장시켜 신차 때 출시하고 있다. 당연히 휴대폰과의 연동성은 기본이고 커넥티드카와 스마트카의 특성을 듬뿍 가미하면서 내장형 카메라를 이용한 자연스런 영상 블랙박스의 기본 탑재라 할 수 있고, 소비자에게 더욱 첨단화된 시스템을 맛볼 수 있는 기회가 된다고 할 수 있지만, 다른 고민이 발생된다고 할 수 있다.

앞의 사례와 같이 취지도 좋고 완성도도 당연히 좋다고 할 수 있으나 중소기업에게는 같은 아픔이 반복된다는 것이다. 영상 블랙박스는 현재 대부분의 차량에 탑재되어 객관적인 증거로 각종 교통사고에서 절대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장비이다. 약 15년 전 영상 블랙박스의 탑재 문제로 개인용 프라이버시 문제가 부각되면서 2~3년간 공방을 정책적으로 이어간 시기가 있었다. 당시 정책토론회 등 관련된 일을 했던 필자로서는 개인정보보다 가해자 피해자가 뒤바뀌는 교통사고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이점이 더욱 크다고 판단돼 도입한 사례라고 말할 수 있다. 지금은 대표적인 객관적인 증거뿐만 아니라 교통사고 예방 기능, 심야 때의 다른 교통사고의 증거, 범죄 파악용 자료 등 이루 말 할 수 없는 이점이 가중됐다. 현재 전체 차량의 70% 이상에 영상 블랙박스가 탑재되어 있다. 국가표준원에서 영상 블랙박스와 네비게이션 분야에서 위원장을 보면서 기준 마련 현장에 있던 필자는 더욱 감회가 새롭다고 할 수 있다. 심지어 독일에서는 개인의 프라이버시 문제로 아직 영상 블랙박스 탑재가 불가능하였지만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긍정 사례가 해외에 알려지면서 주목을 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미 우리의 중소기업 위주의 영상 블랙박스 기술이나 품질은 세계 최고 수준이고 해외로 왕성하게 수출되는 품목이라 할 수 있다. 역시 이러한 공로에는 초기부터 고생하고 매진한 중소중견 기업이 있었다.

현대·기아차가 다시 내장형 영상 블랙박스 탑재를 결정하면서 후폭풍이 거셀 전망이다. 어쩔 수 없는 흐름이라 할 수 있으나 결국 중소 중견기업의 피해는 당연할 수밖에 없다. 앞서의 하이패스와 같이 초기부터 열심히 시장을 개척하고 다양한 연구개발을 통해서 시장 활성화에 성공하였더니 대기업이 내장형 기본 장치가 되면서 다시 한번 중소기업 먹거리에 숟가락을 얹는 경우나 다름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 같은 대기업이 초기부터 시장을 개척하고 중소기업에 상생 측면에서 먹거리를 함께 제공하였으면하는 아쉬움이 크다. 소비자의 편익성을 이유로 현대차가 개입되면서 결국 또 한번 중소기업의 시장을 잠식하는 악재가 나타나고 있다. 어쩔 수 없는 과정으로도 이해가 되나 역시 중소기업과의 상생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한편으로는 문어발식 확장으로 보이는 사례가 된다고 할 수 있다. 그 동안 영상 블랙박스는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선정되어 메이커 등 대기업이 진출할 수 없는 업종이었지만 지난 2014년부터 제외되면서 대기업의 진출은 시간문제라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정부가 지정하기 전에 메이커의 입장에서 기존 전문 중소기업과의 상생방법을 고민하였다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할 수 있다. 그렇지 않아도 현대·기아차는 인터넷 상에서 아직도 '흉기차'로 불리는 사례가 많다. 소비자를 고려하지 않고 중소·중견 기업을 생각하지 않고 문어발식으로 경영하여 모두 잡아먹는 문화를 비아냥하는 소비자의 목소리라고 할 수 있다.

이번 현대·기아차의 신형 쏘나타를 시작으로 영상 블랙박스의 내장 결정은 어쩔 수 없는 과정이나 관련 시장의 노력과 활성화에 힘써 온 중소기업의 상생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더욱 고민했으면 하는 생각이다. 이제 현대·기아차도 더욱 중소·중견 기업에 대한 진정한 상생을 생각하고 함께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진정한 글로벌 강소기업을 육성하여 세계적 브랜드로 성장한 독일의 상생 시스템을 참조하여 고민하고 판단했으면 한다. 아무 것도 아니라고 판단할 수 있지만 반대 측에서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을 현명하게 고민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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