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19.03.18 17:16

세브란스 정준원·이승태 교수팀, 골수성백혈병 10%에서 돌연변이 유전자 발견

정준원 교수(사진 왼쪽)과 이승태 교수.
정준원(왼쪽) 교수와 이승태 교수.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백혈병의 발생위험을 유전자 검사를 통해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세브란스병원 혈액종양내과 민유홍·정준원 교수와 진단검사의학과 최종락·이승태 교수팀은 백혈병 진단을 받은 환자의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이들에게서 유전자 돌연변이 종류인 종자계 유전자 돌연변이(germ line mutation)가 발견됐다고 18일 밝혔다. 백혈병의 유전적 원인을 대규모 집단을 통해 밝힌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중앙암등록본부에 따르면 백혈병 진단 환자는 2005년 2335명에서 2015년 3242명으로 10년 간 39%가 늘었다. 이중 특정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동반되는 백혈병은 혈액을 만드는 골수내 조혈세포에서 생긴 대표적 혈액암으로 최근 환자가 늘어나는 추세다.

문제는 다양한 치료법과 약이 개발되고 있지만 치료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전체 생존율은 40% 정도이며, 고령 백혈병 환자는 10% 미만인 것이 현실이다.

연구팀은 한국인의 골수성 혈액암 환자를 대상으로 NGS 검사법의 임상적 유용성은 물론 선천성 종자계 유전자 돌연변이와 연관된 백혈병 빈도를 확인했다. 대상환자는 2016년부터 2017년까지 골수성혈액암 진단을 받은 129명(백혈병 95명)이다.

그 결과, 골수성혈액암으로 진단받은 환자 10명 중 1명(8.4~11.6%)에서 판코니 빈혈, 선천성 재생불량성 빈혈, 가족성 혈소판 감소증의 원인이 되는 선천성 돌연변이(BRCA2, FANCA 등)가 확인됐다. 돌연변이 유전자는 3세에서부터 72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층에서 발견됐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유전자 돌연변이가 백혈병 발생에 가장 중요한 위험인자이기 때문에 급성골수성백혈병환자에게 종자계 유전자 돌연변이를 포함한 다양한 유전자 검사를 권고하고 있다. 이런 원인 유전자는 적게는 수십 개에서 많게는 수백 개가 존재하므로 여러 유전자를 한번에 검사하는 검사법이 필요하다.세브란스병원은 현재 216개의 유전자를 분석할 수 있다. 이는 국내 최다 규모다. 여기에는 혈액암을 일으킬 수 있는 선천성 돌연변이 113개의 유전자도 포함돼 있다.

이승태 교수는 “일부 유전자의 경우 유방암 등 다른 암의 원인이 되는 돌연변이도 함께 발견돼 포괄적인 유전자 검사를 바탕으로 한 진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 3월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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