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19.03.18 19:02

길병원 복막전이재발암클리닉 이원석 교수, 맞춤식 정밀의료의 초석 마련

이원석 교수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전이된 암은 왜 치료가 힘들까. 이러한 의문에 해답을 주는 연구결과가 소개됐다.

가천대 길병원 복막전이재발암클리닉 이원석 교수팀(미국 잭슨연구소 찰스 리, 광주과학기술원 박한수 교수 등)은 전이암의 항암제 반응의 차이와 원인을 규명해 이를 국제학술지에 발표했다고 18일 밝혔다.

그동안 의사들에게 전이암 환자는 난제 중에 난제였다. 항암제 치료를 하더라도 내성이 강하고 재발에 대한 예측조차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 대장암 전이환자의 생존율은 17%에 불과하다.

연구팀은 이 같은 전이암의 치료 내성과 재발 문제를 유전체 분석과 항암치료의 반응성으로 해석하기 위해 연구에 들어갔다. 암조직은 특히 전이과정에서 진화적 돌연변이가 발생하기 때문에 이때 유전적 변화를 알면 해결의 실마리가 풀릴 것이라는 가정에서다.

연구팀은 29명의 원발암(샘플 29개)와 전이암(샘플 47개)을 전체 엑솜염기서열분석(whole exome sequencing)을 통해 전이과정에서 유전자의 기능과 발현을 살폈다. 실험은 대장암에 걸린 환자의 원발암과 다발성 전이부위의 암을 채취한 후 각각을 마우스에 이식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연구는 환자의 암세포를 이식한 마우스와 원발부위 및 전이부위의 유전자 분석, 전이암에서의 유전자 분석, 표적치료제의 약물저항성(ERBB2 inhibitor/PIK3CAinhibitor) 등으로 이어졌다.

그 결과, 원발암의 원격전이와 국소전이를 비교했을 때 유전적으로 뚜렷이 구분되는 서브클론 변화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는 암이 전이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유전적 변화가 항암치료 내성이나 치료반응의 차이로 나타난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가 전이암 환자의 치료성적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이암 환자의 조직 부위별 유전체 분석을 통해 항암치료의 반응성을 사전에 확인하면 맞춤치료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원석 교수는 “최근 정밀의료가 발전하면서 맞춤치료 시대로 접어들었다”며 “환자의 유전체를 확인해 적절한 치료법을 선택한다면 암환자의 생존율 향상과 의료비를 절감하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암학회(AACR)가 발행하는 ‘Clinical Cancer Research’ 2019년 1월호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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