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19.03.19 06:07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독일 1·2위 은행인 도이체방크와 코메르츠방크가 합병 논의를 공식화했다. 합병이 성사되면 유럽내 3위의 초대형 은행이 탄생한다. 글로벌 저금리 환경이 지속되면서 수익성이 악화되자 합병을 통한 대형화로 살길을 모색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들은 도이체방크와 코메르츠방크가 이날 합병을 위한 공식 협상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크리스티안 제빙 도이체방크 최고경영자(CEO)는 발표문을 통해 "코메르츠방크와 협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메르츠방크 측도 "두 은행이 합병에 대해 가능성을 열고 논의를 시작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앞서 두 은행 간 합병 논의 가능성이 꾸준히 흘러나왔지만 이를 공식화한 것이다.

합병이 성사되면 자산 규모 1조8000억유로(약 2300조원), 임직원 14만명에 이르는 초대형 은행이 탄생하게 된다. 자산 규모로 볼때 HSBC와 BNP파리바에 이어 유럽 내 3위가 된다.

코메르츠방크의 최대주주(15.5%)이기도 한 독일 정부는 양사 합병 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도이체방크는 금융위기 이후 채권 사업 수익성이 떨어지고, 자금세탁 방조 등 불법 행위가 적발되는 등 악재가 거듭됐다. 2015년 이후 3년 간 적자를 기록했고 이 기간 주가는 60% 넘게 떨어졌다.

코메르츠방크 역시 2009년 잘못된 인수·합병(M&A)으로 부실 자산을 떠안으면서 경영이 악화됐다.

외신들은 이번 합병 논의가 최근 유럽중앙은행(ECB)의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은행들의 수익성이 악화되는 현상을 타개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합병 성사까지 넘어야 할 산도 많다. 우선 일부 정치권과 노조가 반대하고 있다. 독일 집권 기독민주당의 자매정당인 기독사회당은 "우리에게는 국영은행이 필요 없다"며 "합병 전에 독일 정부가 코메르츠방크 지분을 매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도 이날 "합병 시 직원 수만 명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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