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19.03.19 17:09
필리프 뉴시 모잠비크 대통령. (사진출처=플리커, GovermentZA)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모잠비크 등 아프리카 남동부를 강타한 열대성 저기압(사이클론) '이다이(Idai)'에 따른 사망자가 1000명을 넘길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18일(현지시간) BBC 등 외신에 따르면 필리프 뉴시 모잠비크 대통령은 이날 방송 연설에서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84명이 사망한 것으로 등록됐으나 오늘 아침 상황 파악을 위해 피해 규모가 가장 큰 베이라 지역 상공을 비행해 본 결과 1000명 이상 사망자가 나올 것이 확실시된다"고 말했다. 그는 "모잠비크에서만 10만명 이상이 위험에 처해있으며 침수 지역에서 400명을 구조했다"고 밝혔다.

적십자 관계자는 “상황이 무시무시하다. 황폐화 정도가 엄청나다. 베이라의 90% 정도가 완벽하게 파괴됐다”고 전했다.

모잠비크 정부는 비상사태를 선포했고, 모잠비크 서쪽에 인접한 짐바브웨 일부 지역에도 국가 재난사태가 선포됐다. 이날 현재 기준 모잠비크에서 84명, 짐바브웨에서 89명, 말라위에서 50명 이상이 각각 사망했다.

이다이는 지난 5일 모잠비크와 마다가스카르 사이의 인도양 해협에 출현해 모잠비크 북쪽에 상륙한 뒤 말라위까지 이르렀다가 다시 바다로 빠져나갔다. 다시 11일 마다카스카르에 접근했다가 갑자기 방향을 바꿔 14일 늦게 모잠비크 중남부에 2차 상륙했고, 짐바브웨까지 서쪽으로 이동했다.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지역은 이다이의 이동경로 한 복판에 있었던 모잠비크 항구도시 베이라였다. 유엔 관계자는 시내 병원이 침수되고 전기가 끊겨 진료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사망자 집계는 점차 물이 빠지면서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설상가상으로 1~2일 내에 추가 집중호우가 발생할 것으로 보여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다. BBC는 “모잠비크 북부와 말라위 남부에 구름이 짙게 끼어있다”며 “천둥과 번개 등에 의한 피해 가능성도 있다”고 예측했다.

지난 1975년 포르투갈로부터 독립한 모잠비크에선 앞서 2000년에도 사이클론 및 홍수로 700명 이상이 숨지기도 했다.

문제는 사이클론 이후에도 문제가 남아있다. 추수기 직전에 발생한 이번 피해로 농촌지역이 초토화됐고 농업기반시설이 무너져 식량 수급 불안이 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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