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19.03.20 08:06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 (사진=OFFICIAL SITE OF THE PRESIDENT OF THE REPUBLIC OF KAZAKHSTAN)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30년 동안 장기집권해온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78) 카자흐스탄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전격적으로 사임을 발표했다.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은 이날 TV로 생중계된 대국민 연설에서 “대통령직을 그만두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독립 카자흐스탄의 첫 대통령으로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개혁을 계속할 새로운 세대의 지도자들이 부상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내 임무다”라고 말했다.

그는 대국민 연설 도중 20일부터 대통령직을 사임한다는 명령서에 서명했다.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은 법률에 따라 조기대선 실시이전까지 대통령직 대행은 상원의장인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65)가 맡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대통령 선거는 내년 3월로 예정돼 있다.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은 카자흐스탄이 지난 1991년 옛 소련에서 독립하기 이전인 1989년 카자흐 공산당 제1서기로 최고통치자 자리에 오른 뒤 독립 이후 대통령으로 30년간 장기 집권을 해왔다. 그는 지난 2015년 다섯번째 도전한 대선에서 98% 지지율로 5선에 성공했다. 그의 임기는 2020년까지다.

그의 갑작스러운 사임 배경에 대해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먼저 카자흐스탄의 심각한 경제난이다. 경제난이 계속되면서 국민들의 불만이 높아가고 있는 시점에서 권력에서 밀려나는 불명예보다 스스로 사퇴하는 길을 택했다는 해석이다. 주요 원유수출국인 카자흐스탄은 국제유가 하락으로 최근 몇 년동안 심각한 경기침체를 겪고 있다.

또 다른 배경으론 건강상의 이유가 꼽히고 있다. 그가 지난 2005년부터 전립선암을 앓고 있으며 치료를 위해 러시아와 프랑스, 독일 등을 다녀왔다는 설이 돌기도 했다.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사임함에 따라 차기 대통령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의 장녀인 다리가와 그의 조카인 사마트 아마쉬 국가안보회의 부의장, 두 차례 총리를 지내고 대통령 비서실장을 역임한 카림 마시모프 국가안보책임자 등이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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