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19.03.20 16:23

서울성모병원 송교영 교수, 미 하버드대 멀른 교수와 양국 위암환자 임상성적 비교·분석

송교영 교수.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우리나라 위암수술 치료성적이 높은 임상실력과 건강진단을 통한 조기발견에 힘입어 세계 최고 수준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위암센터 송교영 교수(위장관외과)와 하버드대 멀른(John T. Mullen, 외과) 교수팀은 미국 전국데이터인 SEER 레지스트리와, 서울성모병원, 하버드대 메사추세츠 종합병원에서 위암수술을 받은 환자의 치료성적을 비교·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20일 밝혔다.

연구팀은 1989~2010년 사이,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에서 수술받은 3984명(KK군)과 한국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수술받은 1046명(KUS군), 미국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수술 받은 백인 1만1592명(W군) 등 환자를 세 그룹으로 나눠 분석했다.

그 결과, 위암환자의 5년 생존율은 KK군이 81.6%, KUS군이 55.9%, 그리고 W군이 39.2%를 기록해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에서 수술 받은 환자군이 가장 좋은 예후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미국인 환자가 더 고령이고, 진행된 암이 많으며, 축적된 경험이 적어 림프절 절제술의 기술이 떨어지는 점 등을 고려해 추가 연구를 진행했다. 즉 적절한 림프절 절제술을 시행했다고 판단되는 환자(림프절을 15개 이상 절제)만 비교해 분석한 것이다. 이 같은 결과에서도 세계적으로 우수한 성적과 경험을 보유한 하버드대 병원의 환자 예후는 일반 미국병원에 비해 좋았으나 서울성모병원의 치료성적보다는 낮았다.

또 치료성적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을 보정한 결과, KK군에 비해 KUS군은 사망위험이 2.8배, W군은 사망위험이 5.8배 높았다.

이 같은 치료성적의 차이는 우리나라의 높은 임상수준과 함께 조기발견·조기치료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위암은 2016년 기준, 우리나라 남녀 전체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이다. 우리나라는 다행히 국가건강검진에 상부위장관 검사가 포함돼 암을 조기에 진단받을 확률이 높고, 그만큼 조기치료를 통해 완치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송 교수는 “위암환자의 예후는 환자의 출생지와 치료 받은 곳 모두 영향을 받을 뿐 아니라 진단에서 치료까지 환경적 요소와도 깊은 연관이 있다”며 “이제 우리나라의 위암치료 성적은 객관적으로도 세계 수준을 넘어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Gastric Cancer’ 최근 온라인판에 게재됐으며, 지난 3월 일본 시즈오카에서 열린 91차 일본위암학회에서 발표되기도 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