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봉현 기자
  • 입력 2019.03.20 16:57
고령 지산동 고분군의 5-1호 석곽안에서 토제방울이 출토 됐다.  (사진제공=고령군)
고령 지산동 고분군의 5-1호 석곽안에서 건국신화가 새겨진 토제 방울이 출토 됐다. (사진제공=고령군)

[뉴스웍스=문봉현 기자] 발굴조사중인 고령 지산동 고분군의 5-1호 석곽(5세기 후반) 안에서 그림이 새겨진 토제방울 1점이 출토됐다.

이 그림은 놀랍게도 '삼국유사' 가락국기의 구지봉에서 가야 시조가 탄생하는 건국신화를 형상화하고 있어 매우 주목된다.

문헌으로만 전해지던 건국신화가 유물에 투영되어 발견된 최초의 사례다.

가야사는 물론 한국 고대사 연구의 새로운 시각을 열어줄 획기적인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토제방울이 출토된 제5-1호 석곽묘는 벽체를 판석으로 세운 뒤 바깥 면과 상단부를 할석으로 부가하고, 이중으로 개석을 덮은 대가야 중심부 특유의 소형 석곽묘이다.

4~5세의 어린아이가 묻힌 무덤으로 규모는 길이 1.65m, 너비 0.45m, 깊이 0.55m 정도이다.

조성 당시의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당시 유물의 부장양상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내부에서는 토제방울 1점 외에 소형토기 6점, 쇠낫 1점, 화살촉 3점, 곡옥 1점 등과 어린아이의 치아 및 두개골편이 함께 출토됐다.

토제방울은 직경 5㎝ 정도의 작았으며, 선각은 매우 얕고 가늘어 육안으로는 거의 구분이 어렵다.

그림들은 실체현미경으로 관찰하며 실측을 통해 새김 순서와 선을 연결하여 개별 그림들을 하나씩 분류해낸 결과물이다. 전체적인 그림이 보여주고자 하는 내용은 가야의 건국신화를 표현하고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우리나라에서 국가 탄생의 신화를 보여주는 직접적인 유물은 발견된 바 없다.

다만 '삼국사기', '삼국유사' 등 후대에 재정리된 고문헌 상에서 일부 보여질 뿐이다.

대가야국의 세력이 왕성하던 5세기 후반 당시, 그곳에 직접 살고 있던 대가야인이 인식하고 있던 그들의 건국신화를 보여주는 1급 사료로서 그 가치가 크다고 할 수 있다.

문헌 기록이 소략한 대가야의 역사복원에 있어 건국과 관련한 신화적인 측면의 공백을 메워주며, 우리나라에서 최초이자 유일한 유물로써의 절대적인 가치를 부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